충돌 30분 전부터 직후까지 세계 첫 연속 관측

한국 달 탐사 역량 국제적 주목, NASA도 활용

인공 충돌체 활용한 달 표면 지질 연구에 기여

우주항공청은 다누리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 34분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서 스페이스X 로켓 '팰컨9'가 달 표면 충돌 전후를 촬영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항공청은 다누리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 34분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서 스페이스X 로켓 '팰컨9'가 달 표면 충돌 전후를 촬영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에 충돌하는 장면을 충돌 전후에 걸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사전에 예측된 인공 우주물체의 달 충돌을 궤도에서 연속적으로 촬영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이번 관측은 달 표면의 충돌 과정과 분출물 확산, 지형 변화 등을 실시간 가깝게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제 우주과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6일 다누리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34분 달 뒷면 아인슈타인 분화구(Einstein Crater) 인근에서 발생한 팰컨9 로켓 상단부의 충돌 전후를 성공적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충돌 이후 달 표면에 검은색 음영이 새롭게 형성되고 충돌 지점을 중심으로 방사형 흔적이 퍼져 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우주항공청 역시 충돌 지역 주변에서 지형 변화와 분출물 확산 흔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충돌한 물체는 지난해 1월 발사된 민간 달 탐사선 블루고스트 미션1과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달로 보내는 데 사용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의 상단 추진체다. 임무를 마친 뒤 우주 공간을 떠돌던 이 추진체는 달 중력에 이끌려 약 1년 반 만에 달 표면으로 추락했다.

질량 약 4.9톤에 달하는 로켓 상단부는 초속 약 2.43㎞(시속 약 8700㎞)의 속도로 충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이번 충돌로 지름 약 20~30m 규모의 새로운 충돌구(crater)가 생성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관측의 가장 큰 의미는 충돌 이전과 직후를 모두 담은 연속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다누리는 충돌 약 30분 전인 오후 3시1분부터 첫 촬영을 시작했으며 이후 궤도 제어를 통해 충돌 지점 상공을 통과하면서 모두 8차례에 걸쳐 고해상도 카메라(LUTI)와 광시야 편광카메라를 이용해 같은 지역을 반복 촬영했다. 모든 관측은 6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충돌 당시 다누리는 충돌 지점에서 약 340~350㎞ 떨어진 궤도를 비행하고 있었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서울 상공 약 150㎞에서 초속 1.5㎞로 비행하면서 부산에서 발생한 충돌을 촬영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관측"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충돌 흔적을 분석한 결과 로켓 상단부가 달 남동쪽에서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며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인공 우주물체의 달 충돌은 수일 또는 수개월이 지난 뒤 충돌 흔적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다누리는 충돌 전후 영상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충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출물의 이동과 표면 반사율 변화, 편광 특성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마련했다.

이번 자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 후속 관측에도 활용된다. NASA는 향후 LRO를 이용해 충돌 지점을 더욱 높은 해상도로 촬영할 예정이며, 다누리가 확보한 영상은 관측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LRO의 해상도는 다누리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충돌구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분출물 분포, 달 표면의 반사율과 편광 변화 등을 정밀 분석해 인공 충돌체를 활용한 달 표면 물성 연구와 자연 운석 충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달 탐사가 활발해질수록 심각해지는 우주쓰레기 문제도 다시 부각시켰다. 현재 달 표면에는 아폴로 계획 당시 장비와 각국 탐사선 잔해 등을 포함해 약 209t의 인공 물체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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