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 정, 있을 재, 마디 절, 재물 재. 정치의 요체는 재물을 아끼는 데 있다는 뜻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백성의 세금을 소중히 여겨 재정을 절도 있게 운영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치를 억제하고 검약을 숭상한다는 ‘억사숭검’(抑奢崇儉)과 유사한 사자성어다.

공자(孔子)의 언행 및 문인·문하생들과의 문답과 논의를 수록한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노(魯)나라를 찾았다. 그는 공자를 만나 정치의 요체를 물었다. 공자는 간명하게 ‘정재절재’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경공은 “나라가 작은데다 변방에 있는 진(秦)나라의 목공은 어떻게 패자가 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공자는 “절제된 정치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목공은 다섯 장의 염소 가죽을 주고 데려온 현인 백리해(百里奚)를 과감히 등용해 국정을 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목공은 그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능한 인재들을 등용했고, 법을 공정하게 집행했으며, 백성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 결과 진은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훗날 진시황(秦始皇)의 천하통일을 이룰 국가적 기반이 이때 다져졌다.

공자가 말한 ‘절재’는 단순한 긴축이나 인색함이 아니다. 써야 할 곳에는 과감히 쓰되, 낭비와 사치를 경계하는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이다. 백성의 세금은 군주의 사유물이 아니라 나라를 지탱하는 근본이라는 인식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올해 적자성 채무(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가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2021년만 해도 597조여원에 머물던 적자성 채무가 5년 만에 400조원 넘게 급증하는 것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투입은 필요하지만, 선심성 사업이 계속 늘어난다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세금을 제대로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의 본령은 백성의 세금을 아끼는 데 있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새겨야 할 때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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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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