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497억달러로 두 달째 신기록

반도체 호조에 상품수출 첫 1000억달러 돌파

상반기 실적, 기존 전망보다 약 400억달러 웃돌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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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기존 전망을 약 400억달러 웃돌았다.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인 2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품수출 첫 1000억달러 돌파…상반기 흑자도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우며 2023년 5월 이후 3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흑자 기록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였다.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로 전월(378억6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44억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도 6월 수출은 102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0.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96.9% 급증했고 컴퓨터 주변기기(SSD)는 282.7%, 무선통신기기는 60.6% 늘어 IT 품목 전체 수출이 160.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급증에는 물량보다 가격 상승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최근 반도체는 공급 부족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가격이 물량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과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기계류·정밀기기(8.6%),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상품수입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승용차 수입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반도체가 워낙 큰 수출 증가 폭을 보이면서 다른 품목이 가려지는 감이 있지만 비IT 품목도 10% 이상의 증가 폭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가 주도하는 가운데 다른 품목도 일조하고 있고 전반적인 수출 상황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1910억1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억7000만달러)의 약 4배로 증가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반기 기준 최대였던 지난해 하반기 흑자 규모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상반기 상품수지는 1938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IT 품목뿐 아니라 석유제품과 선박, 의약품 등 비IT 품목의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도 대외 직접·증권투자 누적에 따른 배당수입 증가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흑자를 경신했다.

김 국장은 “거액의 배당 지급이 있었던 4월을 제외하면 2월부터 사상 최대 흑자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다”며 “유례없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증가가 경상수지 흑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입국자 첫 1000만명…여행수지 역대 2위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운송수지와 여행수지가 개선됐지만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와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운송수지는 수출 증가로 운임수입이 늘어난 반면 용선료 지급은 감소하면서 전월 4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2억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여행수지도 전월 5000만달러에서 4억4000만달러로 흑자 폭을 확대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증가한 반면 유류할증료 인상과 환율 등 영향으로 내국인 출국자 수가 줄어든 결과다. 6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약 20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전월 대비 14.3% 각각 감소했다.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 수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24억달러로 축소됐다. 월별 여행수지는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6월에도 흑자를 나타냈다.

김 국장은 “최근 외국인 입국자 수가 월 200만명 안팎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에서 소비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입국 흐름이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도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국내주식 316억달러 순매도…역대 최대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46억3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263억2000만달러 감소해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줄며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전월 64억달러에서 52억9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파생금융상품 순자산은 61억1000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환율 상승으로 선물환을 매도한 국내 거주자에게 손실이 발생한 데다 주가 변동에 따른 금융상품 손실도 반영된 결과다. 국제수지 통계에서는 거주자가 비거주자와의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보면 금융계정 자산 증가로 계상된다.

7월에는 통관 무역수지가 6월보다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가 월간 기준으로 양호한 흑자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2500억달러로 전망하면서 상반기 1515억달러, 하반기 985억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상반기 흑자는 기존 전망보다 395억1000만달러 많았다.

김 국장은 “7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동월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상반기만 해도 1910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만큼 연간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보다 더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수정치는 8월 조사국 전망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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