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르면 6일 232조 조사 결과 발표

태양광·반도체 핵심 소재에 관세·최저가격제 추진

미국 투자 기업엔 구제책 검토…규모 따라 결정

韓 정부·기업 “공급망 고려한 예외 적용” 요청

미국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6일(현지시간) 수입산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제 도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이 새로운 무역 규제 대상에 오르면서 미국에 생산거점을 둔 한화큐셀과 OCI 등 국내 기업들의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폴리실리콘 및 파생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수입 제품에 최소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함께 일정 수준 이하의 가격으로는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최저수입가격제(Minimum Import Price)를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용 대상은 원료용 폴리실리콘뿐 아니라 웨이퍼, 태양광 셀, 태양광 모듈 등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는 태양광 제품 전반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미국 태양광 공급망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관세 부담이 자국 제조업체로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행정부가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는 미국 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시적 상쇄 프로그램(Temporary Offset Program)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원 대상과 규모는 미국 내 생산시설과 자본투자 규모 등을 기준으로 차등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산업정책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 10여 년간 중국산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국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을 지속해왔다.

미 상무부가 지난해 7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미국 폴리실리콘 업계는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공세를 문제 삼으며 중국산 또는 중국과 연계된 제품에 대해 높은 수준의 관세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미국 내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부의 무역 보호 없이는 자국 태양광 산업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논리도 제시했다.

관심은 이번 조치가 한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예외 적용이나 유연한 조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폴리실리콘 수입을 광범위하게 제한할 경우 미국과 한국의 태양광·반도체 공급망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견서에서 조지아주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한화큐셀과 텍사스주 태양광 셀 생산시설에 투자한 OCI를 대표 사례로 제시하며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화큐셀 역시 별도 의견서를 통해 미국 폴리실리콘 산업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공급망 현실을 고려한 제도 설계를 요구했다. 회사는 중국산 제품에는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되, 말레이시아와 독일에서 조달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에 대해서는 연간 일정 물량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한화큐셀은 미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폴리실리콘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 태양광 셀을 미국으로 들여와 모듈을 제조하고 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이나 외국우려기업(FEOC)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며, 공정무역 기준을 충족하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할 대통령 포고문에 관세율과 최저가격제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 미국 내 투자 기업에 대한 예외 인정 범위 등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해온 한국 태양광·반도체 기업들의 수혜 여부도 최종 발표 내용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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