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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함께한 게임 캐릭터와 아이템도 가족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중국 법원이 사망한 이용자가 10여 년간 공들여 키운 온라인 게임 계정에 대해 상속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며 ‘디지털 유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 기관지인 인민법원보는 최근 베이징 스징산구 법원의 온라인 게임 계정 상속 관련 판결을 상세히 소개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20대부터 온라인 게임을 즐겨온 한 남성이다. 그는 생전 한 게임사에 87개의 계정을 만들고, 10여 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며 캐릭터를 성장시켰다. 여기에 유료 결제까지 이어지면서 계정과 게임 아이템에는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쌓였다.

하지만 아들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뒤 문제가 발생했다. 장례를 마친 어머니는 우연히 아들의 게임 계정과 아이템이 거래 등을 통해 현금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게임사에 계정 명의를 자신의 이름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게임사는 이용약관을 근거로 “게임 계정과 아이템의 소유권은 회사에 있으며 이용자는 제한적인 사용 권한만 가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게임 계정은 특정 이용자에게만 귀속되는 성격이 있어 상속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게임사가 계정 자체의 소유권을 갖고 있더라도 이용자가 오랜 기간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입해 형성한 계정과 아이템 사용권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재산상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즉 게임 계정 자체를 회사 소유로 보더라도 이용자가 쌓아온 가상 자산에 대한 권리는 민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재산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고인의 유일한 합법 상속인인 어머니가 해당 게임 계정과 아이템 사용권을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소송 과정에서 고인의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측은 해당 권리를 포기했다.

결국 법원은 게임사에 15일 이내에 실명 인증 정보를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명령했고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며 판결은 확정됐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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