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원장 “32년 된 객관식 수능 한계…논술형 도입”
李대통령 “제도 손대면 사교육 폭증·사회 갈등 야기”
10월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대국민 공론화
고교 내신·수능 절대평가 및 전형 시기 조정 등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등 대입 개편 제안에 대해 사교육 팽창과 사회적 갈등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교위 부처 업무보고에서는 중장기 대입 제도 및 수능 평가 방식 개편안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32년간 시행된 수능이 기출문제를 피하려다 정상 출제에 한계에 봉착했고 킬러문항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개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차 위원장은 “오지선다는 남이 쓴 정답을 고르는 것에 불과하다”며 “수능부터 자기 정답을 쓰는 논술형 평가 방식을 도입하면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방향으로 학교 수업과 학습 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대입 제도 변화는 어쨌든 필요하며, 전 국민적 숙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변화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행 5지선다형 객관식 평가의 한계에는 공감하면서도 입시 제도 개편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객관식으로 고르는 건 초보 컴퓨터가 해도 쉽게 할 일이며 규격화된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교육을 망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 교육 입시제도에 변화를 주려고 하면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별로 권장 안 하는 쪽”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입시 제도에 손을 대서 칭찬받은 예가 없다”며 “주관식 평가를 도입하면 논술학원, 족집게 선생 등 특화된 사교육이 마구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제도가 우물 밑에 가라앉은 진흙처럼 안정돼 있는데, 규칙이 바뀌면 새로운 질서를 찾을 때까지 엄청난 흙탕물이 생기면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될 것”이라며 “(당장)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 한 번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국교위는 오는 10월 말 대입 개편 방향 등을 담은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국교위 산하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는 핵심 과제로 ▲고교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 전환 ▲중·고교 서·논술형 평가 확대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고3 2학기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입 전형 시기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교위는 시안 발표 이후 현장 토론회, 국민참여위원회 심층 토의, ‘국민의견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의견 수렴 등 대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년 3월 말 최종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래세대 민주시민 역량 강화를 위해 중·고교 역사 교육 확대와 기초 문해력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 발굴 등도 하반기에 함께 추진한다고 보고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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