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월세가 더 오른다고 해서 서둘러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지금 같은 상승세면 예산에 맞는 집이 있을지 걱정이에요."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대폭 늘리면서 세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난 보유 비용을 집주인들이 임대료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 교육을 위해 학군지 인근 전셋집을 알아보던 A씨는 "전에도 전셋값이 많이 올라서 걱정이었는데 월세도 부담되고, 정말 매수가 아니면 답이 없어 보인다"며 "앞으로 (전월세가) 더 오를 것 같고 전세 대출도 줄어든다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전셋집에서 거주 중인 B씨는 "내년 초 전세 만기를 앞두고 계약을 한 번 연장해 돈을 더 모을지, 아니면 어떻게든 빌라라도 사야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결혼을 앞둔 C씨(34)는 "일단은 기존에 살던 집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예비신부의 직장과 가까운 곳에 전셋집을 얻을 생각이었지만, 물건도 없고 월세로 가자니 한 사람 월급이 그대로 빠지는 구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세제 개편이 없던 올해 상반기에도 공시가격 상승만으로도 보유세가 늘고 전월세 가격이 치솟았다는 점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3.90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4.6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상승률(1.59%)의 3배 가까이를 웃도는 셈이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지수는 4.99% 오르며 전년 동기 상승률(0.93%)과 비교해 5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개월 사이 신규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수억원에 달하는 거래도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88㎡는 지난 5월 보증금 15억5000만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으며 최고 보증금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1월 동일평형 물건이 11억중반~12억중반대에 계약됐던 것과 비교하면 최소 3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81㎡는 지난달 14억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으며 최고 보증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1월 동일 평형 물건이 11억원 후반~12억원 수준에 계약됐던 것을 고려하면 반년 조금 넘는 사이에 2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월세도 상황은 비슷하다. 잠실엘스의 전용 59㎡는 지난달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았다. 지난 4월 동일 평형 물건이 같은 보증금, 월세 360만원에 계약됐던 점을 고려하면 3달 사이에 10% 이상 상승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월세화를 심화시키고 불붙은 전월세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들이 거주기간을 채우기 위해 직접 들어와서 살 가능성이 커지면서 임대차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월세에 전가한 흐름은 예전부터 계속됐기 때문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월세에 전가하기 위해 기존 전셋집도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월세) 상승률도 커지고, 전세도 물량 감소로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매매 시장은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를 보일 수 있어도, 전월세 시장은 지금보다 상승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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