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회담 내용 별도 언급 없어… 공급 물량·규제완화 합의는 공개 안돼

오 시장 “준공업지 공급 원하면 국토부 규제부터 풀어야”… 6일 토론회

李대통령 7일 2차 비공개 점검회의… 이르면 내주 추가 공급대책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은평구 서울소방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통합방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은평구 서울소방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통합방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예상 부작용에 우려를 표명하며, 서울시와의 사전 협의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회동은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해 물량과 시기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오 시장은 부동산 세제개편이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울 것이라고 비판하며 중앙정부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구상에 단호히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주택 담당 실무자 배석 없이 진행된 이날 오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대책의 부작용을 말씀드렸고, 정책 시행 시 서울시와 긴밀한 협조가 선행됐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증세’로 규정하며 “25억~35억원 사이 주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전월세 사는 서민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서울시는 6일 시민과 전문가 50여 명이 참여하는 ‘부동산 정상화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세금 인상보다 실질적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론화한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양측이 논의한 공급 물량이나 대상 부지, 제도 개선 사항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시 내부에선 “오히려 구체적인 공급 의제를 두고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뚜렷한 온도 차만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 시장은 정부 일각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에 대해 “죽어도 못 한다. 우리가 추가로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이 관심을 보인 도심 준공업지역 주택 공급에 대해서도 역제안을 던졌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이미 용적률을 400%로 완화해 추진 중”이라며, 공급을 늘리려면 국토교통부가 최대 50%인 산업시설 의무확보 비율 지침을 30~50% 수준으로 완화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을 1만 가구로 확대하려던 정부 계획 역시 오 시장이 “관할 용산구가 반대하는 한 할 수 없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종묘 경관 훼손 갈등 등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가 인허가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 사례 등을 담은 ‘정비사업 백서’를 김 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번 회동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귀국 직후 주재한 비공개 점검회의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이 대통령은 ‘공급 절벽’을 우려하며 행정·규제 완화 수단을 총동원해 공급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주택 공급 논의의 공은 7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2차 비공개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로 넘어갔다. 관계 부처 장관과 실무진이 수도권의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추진 일정을 보고할 예정이며, 오 시장의 강경한 요구사항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자체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5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물량과 부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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