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전세대출 상단 6.01%
올해 초보다 0.66%p 상승
가산금리 올리고 우대금리 축소 영향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여파로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줄이며 대출 수요 억제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보증비율을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과 대출 문턱이 동시에 높아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3.31~6.01%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초 연 2.85~5.35%와 비교하면 하단은 0.46%포인트(p), 상단은 0.66%p 높아졌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전세대출 평균금리도 올해 들어 올랐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1월 연 3.99%에서 6월 연 4.15%로 0.16%p 상승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 등 금리 감면 혜택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평균 기준금리는 연 2.796%에서 2.776%로 0.020%p 낮아졌지만, 평균 가산금리는 연 2.894%에서 2.946%로 0.052%p 올랐다. 우대금리 등 금리 감면을 뜻하는 평균 가감조정금리도 연 1.700%에서 1.576%로 0.124%p 축소됐다. 상반기에는 기준금리가 낮아졌음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금리 혜택을 줄이면서 최종 전세대출 금리가 오른 셈이다.
은행의 추가 금리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 전세대출은 대면 상품의 금리를 0.25%p, 비대면 상품은 0.49%p 인상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상품은 대면과 비대면 금리를 각각 0.22%p, 0.46%p 올렸고 서울보증보험(SGI) 보증 상품도 각각 0.15%p, 0.26%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전세대출 차주가 체감하는 이자 부담도 커졌다. 예를 들어 전세자금 3억원을 2년 만기·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적용 금리가 연 5.35%일 때 월 이자는 133만7500원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상단 금리인 연 6.01%를 적용하면 월 이자는 150만2500원으로 늘어난다. 올해 초와 비교해 매달 16만5000원, 연간 198만원을 더 부담하는 셈이다.
문제는 전세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요인이 앞으로도 남아 있다는 점이다. 변동형 전세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5개 평가사 평균)는 지난 1월 초 연 2.797%에서 7월 31일 연 3.259%로 0.462%p 상승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지난 1월 2.77%에서 6월 3.05%로 올랐다. 정책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전세대출은 대부분 6개월 변동금리인 만큼 준거금리 상승분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신규·기존 차주의 금리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도 예고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발표할 부동산 종합대책에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보증기관과 관계없이 2억원으로 제한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사실상 '0원'으로 낮춰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수도권 80%, 비수도권 90%인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커지는 만큼 대출 심사와 금리 산정이 지금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다만 노부모 봉양이나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대출을 일률적으로 막을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할 수 있는 예외 기준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에 시장금리 상승에 은행권의 대출 수요 억제,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까지 겹치면서 전세 세입자의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차주는 변동금리 재산정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차주는 높아진 금리와 까다로워진 대출 심사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상품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조정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금리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전세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신규 차주뿐 아니라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신용위험이 커지는 만큼 심사와 금리 산정이 지금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구체적인 취급 기준은 금융당국의 대책이 확정된 이후 은행별 여신 지침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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