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절벽에 직격탄… 취득세 3조원 날아가며 타격

예산 절반이 복지비… 고령화가 부른 경직성 지출 폭증

투자 따로, 세수 따로… 광역-기초 지자체 간 세제 불균형

빚과 기금 끌어 쓰기 막혀… 임시방편 돌려막기 한계 봉착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춘성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춘성 기자

추미애(사진)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황에 대해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고 비유했다.

경기도의 재정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세수 부족을 넘어, 지방채 발행과 기금 동원으로 버텨온 기존 재정 운용 방식이 한계에 다다르며 비상 상황 선포에 이르렀다.

경기도는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채 발행 한도의 99.6%에 달하는 9430억원을 발행했다.

그럼에도 재원이 부족하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을 거쳐 각종 기금에서 5588억원을 일반회계 등으로 전환해 사용했다.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사업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역시 기존 384억원 중 340억원이 통합계정으로 예탁 이전되면서 현재 44억원만 남은 상태다.

빚과 기금을 총동원했지만 올해 재정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버스 공공관리제 등 주요 민생·필수 사업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마지막 3개월분 예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2~3년 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도 재정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세입 구조의 취약성과 복지지출의 급증이 꼽힌다. 경기도의 전체 예산은 약 41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도가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재원은 약 3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예산은 복지사업, 국비 매칭사업, 시·군 조정교부금 등 용도가 정해져 있다.

특히 세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부동산 경기 위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2022년 약 11조원이었던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올해 약 8조원 수준으로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3기 신도시 개발로 6500억원으로 예상됐던 취득세 수입이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개발 방식의 영향으로 23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기반시설 부담 비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 투자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하는 반면, 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관할 시·군에 귀속되는 구조적 세입 불균형도 재정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반면 세출 측면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경기도 예산에서 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9%에 달하며, 최근 5년간 경기도 고령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전국 평균(5.4%)을 웃돌고 있다.

경기도는 이번 재정 비상 선언을 계기로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 세입제도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도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 업무경비를 삭감하고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을 중단하며, 반복적으로 편성되던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사업도 원점에서 재평가한다. 참모조직 정비와 실·국 및 공공기관의 인력 재배치를 통해 행정운영비 절감도 도모한다.

다만 도민 생명·안전 및 취약계층 보호 예산은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추 지사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향후 지방소비세 확충,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합리적 배분,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 완화 등을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해 근본적인 세입 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수원=김춘성 기자 kcs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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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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