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지출 부진에 성장기여 연 0.04%p
관광수출 늘리면 부가가치 6.3조원↑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인 1900만명에 육박했지만 관광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효과는 연평균 0.04%포인트(p)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출 증가액이 관광객수 증가를 따라 잡지 못하면서 국내 생산과 소득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한객 ‘역대 최대’…성장기여도는 연평균 0.04%p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관광수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직·간접 기여도는 연평균 0.04%p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이후 방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된 2022~2025년에는 연평균 0.15%p로 높아졌다.
전체 성장기여도의 약 60%는 숙박·음식·운송 등 관광객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산업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약 40%는 관광 관련 산업에 중간재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후방 연관 산업에서 창출됐다.
지난해 방한객 수는 1894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175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관광객 수 증가가 관광수출과 국내 부가가치 확대로 온전히 연결되지는 못했다. 방한객의 체류기간과 1인당 지출 등 단가 지표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직접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기준 1.7%로 글로벌 평균인 3.5%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6%를 밑돌았다. 방한객의 지출이 쇼핑과 식음료 등 일부 항목에 집중되고 관광 동선도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돼 관광수요가 다른 지역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같은 수의 방한객이 방문하더라도 평균 체류일수와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에 따라 관광수출액이 달라진다”며 “동일한 관광수출액이라도 지출구조와 관광산업의 부가가치 창출력에 따라 국내에 남는 부가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수출 일본 수준 높이면 국내 부가가치 6.3조원↑
한은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관광수출 비중을 일본의 지난해 수준인 1.46%까지 높일 경우 관광수출액이 지난해보다 55억6000만달러(25.4%)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른 추가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44억달러, 원화로 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명목 GDP의 0.23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관광객 수와 지출액, 체류기간 가운데 한 가지 요인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책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객 수만 늘릴 경우 현재보다 481만명 증가한 2375만명을 유치해야 한다. 1인당 하루 평균 지출만으로 충당하려면 177.8달러에서 223.0달러로 45.2달러 높여야 하고 평균 체류기간만 조정할 경우 6.5일에서 8.2일로 1.7일 연장해야 한다.
반면 여러 요인을 함께 개선하면 필요한 조정 폭은 줄어든다. 평균 체류기간을 6.5일로 유지하더라도 방한객 수를 226만명 늘린 2120만명으로 확대하고 하루 평균 지출을 21.3달러 높인 199.1달러로 끌어올리면 일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수출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지출구조와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지출 비중을 17.2%에서 35.0%로 높이고 숙박·항공·음식점업의 부가가치율을 각각 10%p, 5%p, 8%p 개선하면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6조3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현재의 지출구조와 부가가치율을 유지한 채 관광수출액을 1.7% 추가로 늘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한은 관계자는 “관광정책의 성과관리 기준을 방한객 수에서 관광수출액과 국내 부가가치 등 질적인 기준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방한객의 체류와 지출을 확대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서비스 중심으로 지출구조를 전환해 관광수출이 더 많은 국내 생산과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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