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AI 컴퓨팅 자원 공급…추론 인프라 대폭 확대

암호화폐 기업 비트디어 참여, 133MW AI DC 구축

오픈AI·구글·AWS 이어 공급망 다변화…경쟁 본격화

AI시대 핵심 자원, 메모리 충족된 데이터센터로 확대

앤트로픽. 로이터 연합뉴스
앤트로픽. 로이터 연합뉴스

앤트로픽이 AI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또 한 번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최근 수개월간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잇달아 협력 관계를 맺어온 앤트로픽이 이번에는 신생 AI 클라우드 기업 볼타(Volta)와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 확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4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이 올해 설립된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볼타와 약 1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6년으로, 볼타는 이 기간 동안 앤트로픽의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AI 기업들이 모델 성능 경쟁을 위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학습뿐 아니라 추론(inference) 과정에서도 엄청난 GPU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AI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동시에 외부 클라우드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연산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디어(Bitdeer)도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비트디어는 볼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노르웨이에 건설되며 총 전력 용량은 133메가와트(MW)에 달한다.

특히 이 시설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시대를 겨냥해 개발한 최신 AI 컴퓨팅 아키텍처로, 현 세대 GPU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과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 베라 루빈 기반 인프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르웨이가 데이터센터 입지로 선택된 점도 눈길을 끈다. 북유럽은 풍부한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력 비용과 공급 안정성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앤트로픽은 최근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주요 인프라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구글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유치한 바 있다. 여기에 볼타까지 새로운 공급망으로 확보하면서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AI 연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펴는 중이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AI 산업의 경쟁력이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능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GPU 확보 경쟁은 물론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계약, 원전 및 재생에너지 투자까지 경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결국 AI 패권 경쟁은 더 이상 뛰어난 모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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