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6년간 돼지고기 납품가격을 담합해 시장 가격을 올린 대형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유통업체 6곳(도드람푸드·디허스코리아·대성실업·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부경양돈협동조합·보담)과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이 식료품에 대한 업체 간 정보 교환 담합 행위를 적발·기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가격 정보 교환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은 2021년 12월 시행돼, 그 이후 담합 행위만 기소 대상이 됐다.

앞서 검찰은 담합 행위를 적발한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고, 지난 4월 고발장을 접수한 뒤 9개 업체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 9곳이 모두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이후 해산하거나 공정위 수사 협조에 따라 면책된 기업을 제외한 6개 업체만 기소됐다.

박형철 형사6부 검사는 "공정위는 주로 2021∼2022년에 발생한 190억원 규모의 담합 혐의를 적발했는데, 검찰은 이에 더해 2017년 8월부터 6년간 담합 행위를 한 사실과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한 모든 업체가 해당 기간 돼지고기 견적 가격을 합의했고, 이마트에 제출한 견적 가격 정보를 매주 상호 교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마트가 담합 업체들로부터 매입한 돼지고기 구매액 합계는 1조2000억원이며, 1억4200만㎏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2017년 8월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납품업체들이 제출한 견적 가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자, 해당 정보를 상호 교환해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도록 했다. 이들은 담합 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소액의 차이를 두고 입찰하는 수법을 썼다.

업체 담당자들은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단체 비밀 대화방을 개설해 함께 납품가격을 맞추기 시작했다. 담당자가 변경되면 후임자에게 담합 행위를 이어서 하도록 했고, 신규 업체가 납품을 시작하면 해당 담합에 참여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이들 업체의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자,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메신저 대화 자료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담합 행위는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적발 전까지 해당 행위로 대형마트 돼지고기 판매가격이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2023년 11월 담합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2023년 ㎏당 5134원에서 2024년 5239원으로 상승했음에도,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납품 경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5.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경쟁 질서를 해쳐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각종 공정거래사범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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