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파트너’ 강조 속 극우적 영토관 노출
안보 3문서 개정 예고… 방위력 팽창 본격화
외교부, 주한공사 초치
최근 한국과 일본 양국 간 호감도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2026년판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이 22년째 되풀이됐다.
대한민국에 실용적 파트너십을 제안하면서도 극우적 영토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일본의 이율배반적 외교 노선을 그대로 재확인한 셈이다. 외교부는 즉각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4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판 방위백서를 승인했다. 이번 백서는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을 설명하며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2005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진 영유권 주장이다. 백서에 실린 자국 영해 표시 지도에는 파란색 실선으로 독도를 포함시켰고,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내 독도 역시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특히 다카이치 내각은 우리나라를 향해 상반된 외교 메시지를 냈다. 백서는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로서 협력해 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로 규정했다. 2024년 처음 등장한 이 표현을 3년째 유지하며, 한일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 합의와 공군 특수비행팀 간 부대 교류 등 협력 성과를 기술했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최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양국 국민의 우호적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지적된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국제문화회관(IHJ)이 전날 공개한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 호감도는 54.3%로 2013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일본인의 한국 호감도 역시 1년 새 10.5%포인트 상승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주장에 즉각 대응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부당한 주장이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추조 가즈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청사로 초치해 항의의 뜻을 직접 전달했다.
한편 이번 백서는 급변하는 안보 지형을 근거로 대규모 방위력 확충 계획을 구체화했다. 다카이치 정부는 연내 '안보 3문서' 개정을 예고하며, 무인기(드론) 대량 운용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의사결정 등 새로운 전투 방식에 대한 대응을 별도 장으로 신설했다. 특히 무기 수출 규제 완화 조치와 자국 내 무기 생산 능력 확보를 '방위력 그 자체'로 규정하며 장기전 수행 능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군사력 팽창의 명분으로는 주변국의 위협을 전면에 내세웠다. 백서는 중국을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남쪽이 위로 향하는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활용해 중국의 해양 및 대만 주변 군사 활동을 부각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미사일 고도화를 지적하며 "한층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 진단했다. 또한 북·중·러 3국의 군사 연계 강화를 우려하며 국제사회가 전후 최대의 시련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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