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거주 중심 세제 손질
‘똘똘한 한채’ 비거주땐 중과
1주택 실수요자 세금은 감소
20억이하 실거주 종부세 제외
다주택·초고가·비거주 1주택자가 결국 강화된 보유세 철퇴를 맞게 됐다.
시가 20억원 이하 주택의 실수요자들은 과세 대상에서 빠지면서 세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초고가 주택의 경우 최대 2배까지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3일 보유 중심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전면 개편하면서, 비거주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를 향한 과세 압박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게 됐다.
◇ 강남 초고가주택 실거주자 보유세 부담 2배 ‘쑥’
이번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초고가주택 거주자의 보유세 부담이 대폭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올해와 동일한 공시가격 상승률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세액공제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초고가 주택에 거주하는 1주택 실거주자가 부담해야 할 세 부담은 2배 가까이 오른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5㎡의 경우, 올해 보유세가 7632만원 수준인데 내년 보유세는 2배 가까운 1억4859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도 올해 1257만원 수준인 보유세가 내년 2521만원으로 대폭 오르며,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또한 내년 예상 보유세가 7196만원으로 전년(3815만원) 대비 1.95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한강벨트 권역의 준고가주택들도 올해와 비슷한 공시가격 상승률을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보유세 부담이 1.5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올해 보유세가 약 416만원 수준이었는데 내년 추정 보유세는 661만원으로 67%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며,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81㎡ 또한 내년 예상 보유세가 805만원 수준으로 전년(453만원)보다 85%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해도 세 부담 압박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의 공시가격 상승률을 올해의 절반으로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예상되는 내년 보유세는 2078만원으로 올해 대비 63%가량 부담이 늘어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또한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에 그쳐도 세 부담은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시가격이 아예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초고가주택의 세 부담은 30% 가까이 오른다. 공시가격 변동 없이 개편된 세금 부과 방식을 적용하면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의 내년 추정 보유세는 2815만원으로 전년 대비 28%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한강벨트 권역의 준고가주택 아파트들은 올해와 동일한 공시가격을 유지한다면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처럼 크진 않겠지만, 초고가주택의 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예상되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초고가주택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컸던 만큼 내년에는 상승률이 올해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세액공제가 줄어들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상승분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종부세 부담은 3~4배가량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비거주 1주택자, 가격 변동 없어도 1.5배 이상 부담
비거주 1주택자의 강남권 주요 단지는 공시가격의 변동 없이도 보유세 부담이 올해보다 50∼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포자이 전용 84㎡ 보유자가 거주 사실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되는 내년 보유세는 2812만원으로 올해보다 55% 이상 뛴다. 실거주자의 보유세(2257만원)와 비교해 555만원(24.6%) 많은 금액이다.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세 부담은 3318만원으로 올해(1809만원) 대비 부담이 1.9배 이상 증가한다.
공시가격 20억원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올해 보유세가 416만원인데 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비거주 1주택자는 내년 보유세가 617만원으로 올해보다 53% 이상 증가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문재인 정부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집값이 이미 크게 오른 데다 3주택자 이상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2028년 이후에는 80%까지 오르고, 기본공제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들의 경우, 대출 등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만큼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서기보단 입지나 상황 여건 등에 따라 직접 들어가 거주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수요자, 시가 20억원 이하까지 종부세 안 내
반면 ‘시가 20억원’ 이하 아파트에 실거주하는 1주택자들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대상 기준이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완화되면서 시가 20억원 이하의 주택은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변동 등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기본공제 금액의 상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세금 부과 대상은 줄어들지만 초고가 주택의 부담을 늘리면서 실수요에 가까운 고령 1주택자가 주거지에서 밀려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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