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집계 혼선…스페인·모로코·민간단체 다 달라

가짜뉴스·밀입국업자부터 법원 판결까지…원인 분분

“솅겐조약 한 달 정지” 이탈리아 반발…국경 닫히나

‘충격’ 스페인 정부, 해상 부유벽 설치 등 강경 대처

세우타 진입을 시도하는 모로코인들. AP 연합뉴스
세우타 진입을 시도하는 모로코인들. AP 연합뉴스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영토 세우타로 수만 명의 모로코인들이 대거 난입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 참사가 발생했다.

스페인 당국은 현재까지 공식 수습된 사망자가 72명이라고 발표했으나, 해상 수색이 계속됨에 따라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다수는 헤엄쳐 세우타로 향하다 익사했고 일부는 방파제를 넘다 압사했다. 스페인 경찰 당국은 최대 200구를 안치할 수 있는 임시 시설까지 준비하며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희생자 규모를 둘러싼 기관별 발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로코 내무부는 자국민 사망자를 익사 10명, 추락사 1명 등 총 11명으로 집계해 스페인 측 발표(72명)와 커다란 온도 차를 나타냈다. 반면 현지 민간 단체인 모로코인권연합(AMDH)은 사망자가 130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수십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모로코 당국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스페인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대규모 이동의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도 치열하다.

모로코 정부는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달 내린 해상 진입 이민자의 본국 송환 잠정 금지 판결을 이민자들이 잘못 해석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여기에 밀입국 브로커의 개입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이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최대 6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순식간에 몰려들면서 세우타와 인근 멜리야 국경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사태의 파장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반이민 기조를 내세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정부는 스페인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며, 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 한해 한 달간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U 각국이 외부 국경 통제를 대폭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잠잠하던 유럽 내 이민 정책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스페인 정치권 내부에서도 포용적 이민 정책을 유지해 온 정부를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는 세우타 현장을 찾아 이번 사태를 ‘침공’으로 규정하며 페드로 산체스 정부를 맹비난했다.

스페인 당국은 현장에 군경 3000명을 긴급 투입해 은신한 이주민 수색에 나서는 한편, 추가 무단 진입을 막기 위해 세우타 앞바다에 500m 길이의 부유식 차단벽을 설치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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