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3.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3.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양산 현장을 찾은 ‘아이오닉 3’가 하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13만대를 돌파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아이오닉 3를 앞세워 사상 첫 연간 20만대 판매에 도전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13만1032대를 판매했다. 종전 반기 최대였던 지난해 하반기(9만2365대)보다 41.8% 늘어난 역대 최고 기록이다. 현재 판매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처음으로 연간 2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성장의 중심에는 친환경차가 있었다. 기아 EV3가 상반기 2만7121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가 1만6594대, 기아 EV4가 1만4502대, PV5가 1만4013대로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준중형 전기차가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이 기세를 이어갈 다음 주자는 아이오닉 3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처음 선보이는 B세그먼트 전기차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B세그먼트는 전체 수요의 약 15%를 차지하는 핵심 차급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도 빠른 시장이다.

현대차는 이달 중순부터 튀르키예 공장에서 아이오닉 3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연간 4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도 직접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을 방문해 아이오닉 3 생산라인과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조립(BSA) 공장을 둘러보며 양산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양산 초기부터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안전만큼은 유럽 최고의 차량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3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유럽 시장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잇따라 B세그먼트 전기차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통해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소형 해치백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인스터와 아이오닉 5·6·9로 이어지는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2014년 쏘울 EV를 시작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 104만7028대를 기록했다. 2023년 누적 50만대를 넘어선 뒤 불과 2년여 만에 100만대를 돌파하며 유럽 전동화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EV3와 인스터가 상반기 판매를 견인한 데 이어 아이오닉 3까지 가세하면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새로운 승부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희 기자(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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