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27발 중 단 1발만 요격…키이우 화염

중동에 묶인 미 전력, 우크라 배정 엄두 못내

트럼프 “패트리엇 우크라 생산” 꺼냈다 발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 방공망 자산이 중동에 집중되고 또 소진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의 하늘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대거 소진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고갈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요격미사일이 부족해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단 1발밖에 떨어뜨리지 못했다”며 “방공 수단의 부재가 러시아의 치명적인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새벽 탄도미사일 27발을 포함한 미사일 35발과 드론 185대를 동원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드니프로, 수미, 하르키우, 폴타바 등을 동시에 타격했다. 방공망이 무너지면서 키이우 도심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9명이 숨졌고, 주택 18채와 학교, 리투아니아 대사관 등 주요 시설이 파괴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막아낼 유일한 수단이 미국산 패트리엇 체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급량이 원래도 넉넉지 않았던 데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국 내 재고마저 크게 줄어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급이 급감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미사일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가 축적한 러시아·이란산 드론 대응 노하우를 미국과 공유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방공 자원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위해 보관해둘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지금 당장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고 지원을 촉구했다.

단기 공급이 어렵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패트리엇을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면허를 제공하는 방안을 언급했고, 우크라이나 측도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의 추진 여부에 대해 “확실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현지 생산을 통한 해결책 역시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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