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통업계 음료 경쟁이 커피에서 스무디로 옮겨붙었다.

편의점에선 소비자가 직접 냉동 과일을 갈아 마시는 즉석 스무디가 인기를 끌고, 백화점에서는 한 잔에 3만원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스무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성비와 '직접 하기'(DIY) 재미를 살린 편의점과 프리미엄 웰니스를 내세운 백화점이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스무디가 단순한 과일 음료를 넘어 소비자 취향을 가르는 새로운 트렌드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의 올해 1~6월 스무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0.3% 증가했다. GS25는 신제품으로 수박스무디 등을 출시하며, 판매 스무디를 6종으로 늘렸다. 운영 점포도 현재 160개에서 3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스무디는 냉동 과일과 원재료가 담긴 전용 컵을 구매해 매장에 마련된 블렌더에 넣으면 완성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직접 제조하는 재미와 저렴한 가격대가 맞물려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GS25 스무디 구입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69.5%에 달했다.

CU도 5가지 맛으로 운영되는 '리얼 스무디'를 내세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 선보인 리얼 스무디는 지난달 누적 판매량 50만 잔을 기록했다. 관광객과 유동 인구가 많은 성수디저트파크점은 하루 약 300잔이 팔리기도 했다.

세븐일레븐도 스무디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부터 선보인 세븐일레븐의 즉석 스무디는 지난달 중순 누적 판매량 60만 잔을 넘어섰다. 구매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이 60%에 달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200개인 스무디 판매 점포를 연말에는 60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편의점 스무디의 인기 요인으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새로운 체험 요소가 꼽힌다. 과일 음료 전문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과일과 비슷한 식감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소비자가 냉동 과일을 직접 기계에 넣고 갈아 마시는 과정이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편의점이 가성비와 재미를 앞세웠다면 백화점에서는 고급 웰니스 상품으로 프리미엄 스무디를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 델리존에 스무디 브랜드인 트웰브 원더바 강남점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에 1호점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매장이다.

트웰브 원더바는 신세계백화점이 자체 기획·운영하는 식음료(F&B) 콘텐츠로, 슈퍼푸드와 과일·채소를 활용한 스무디 브랜드다. 얼음을 넣는 대신 과일과 채소 등 원물을 급속 냉동해 즉석에서 갈아낸다. 인삼과 마카, 케일 등 슈퍼푸드와 콜라겐·비타민 등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한 잔에 최소 1만5000원에서 최대 2만8000원으로 일반 스무디보다 훨씬 비싸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지만 이색적인 스무디로 입소문을 타면서 개점 초기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청담점은 문을 연 지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만 잔을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매출 상승의 요인이 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트웰브 원더바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외국인 소비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K-푸드와 한국식 웰니스 콘텐츠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백화점의 식음료 매장까지 확산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무디가 단순한 여름철 음료를 넘어 가격대별로 소비층을 세분화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몇 년 만에 돌아온 스무디 열풍인 만큼 당분간 관련 상품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편의점 CU 홍보 모델이 스무디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CU제공]
편의점 CU 홍보 모델이 스무디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CU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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