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군단 예하 일반전초(GOP)와 최전방 소초(GP)에서 '빈 총'으로 경계 작전이 이뤄지고 있어 충격을 준다.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1군단은 올해 초부터 GOP·GP 경계 작전에서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대신 실탄이 든 탄통을 옆에 비치해두도록 근무 지침을 변경해 운용하고 있다. 1군단 측은 지침을 바꾼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총기 오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GOP와 GP는 북한군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곳이다.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중기관총의 실탄을 제거한 채 경계근무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군의 경계 태세를 근본부터 의심하게 만든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보고 체계다. 우리 군의 작전을 총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는 1군단의 이 같은 경계근무 지침 변경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방 지역에서 우리 군의 화기 운용은 실탄 삽탄이 원칙이다. 특히 K6 중기관총은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실탄을 장전한 상태로 운용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그 원칙이 일선 부대에서 바뀌었는데도 합참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지휘 계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했든, 상급 부대가 묵인했든, 어느 경우든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군 조직은 명확한 지휘와 보고, 책임의 원칙 위에서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흔들리면 어떤 첨단 무기와 최신 장비를 갖춰도 전투력을 담보할 수 없다.
이렇게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를 안이한 판단에 따라 바꿨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민들은 군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군은 이번 사건을 일부 부대의 일탈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실탄을 장전하지 말라는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려졌는지, 보고는 어디에서 끊겼는지, 비슷한 사례가 다른 부대에는 없는지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관련 지휘관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할 것이다. 최전방 경계는 타협도 예외도 있을 수 없는 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빈 총으로 나라를 지킬 수는 없다. 무너진 경계 태세와 지휘 체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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