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지난주 세간의 관심은 부동산 이슈로 쏠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28년 보유 주택이 팔렸다는 소식과 함께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토론회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국민의 불안과 불만이 크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대통령이 부동산 민심을 공개적으로 청취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토론 방향이 기획된 것처럼 세금 강화 쪽으로 모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정책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말하면서 대책을 발표해왔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이재명 정부 1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값은 누적 15% 이상 급등했다. 상승폭은 역대 최대치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무색하다.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 기능을 왜곡했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6월 27일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주택구입시 6개월 이내에 전입을 강제했다. 또 10월에는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했다. 즉, 15억원 이하는 6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대출 한도를 정했다. 가격이 비쌀수록 대출 한도가 낮아지면서 서울 비핵심지역의 주택 가격을 오히려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이주자 대출이 차단돼 주택 공급을 지연시켰다.
전국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으나 규제 지역은 큰 폭으로 올랐다. 역설적으로 규제 지역이 선호 지역, 향후 집값이 상승할 지역으로 공인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발표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26%인데 반해 부정 평가는 46%에 달했다. 특히 20대와 30대 응답자들은 절반 이상이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서울 아파트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장벽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토론회에서는 공급 확대 및 대출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청와대는 세금을 통한 규제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였다. 평소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 등 세금 인상을 강조해온 전문가에게 발언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양도세 감면을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생애 1회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도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한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양도세 감면을 생애 1회로 제한하면, 국민은 하급지보다는 상급지, 연립 및 단독보다는 아파트만을 매입하려고 할 것이다. 이는 전·월세 가격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토지 및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일정하지만 공급이 제한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그동안의 정부 대책은 서울의 토지와 아파트 수요를 줄여 불로소득을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공급 없는 수요 억제책은 불안 심리를 자극해서 서울의 집값을 부추겨왔다.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 즉, 서울에 버금가는 제2, 제3의 도시 육성이 시급하다. 서울이라는 일극 체제를 벗어나지 않는 대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 20일 이 대통령의 성남시 양지마을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매한 사실과 등기부 등본이 공개되었다. 대통령은 매수자의 사정을 고려해서 17억7700만원을 근저당권 설정하는 ‘매도인 금융’을 이용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 대한 파훼법을 대통령이 제시한 것이다. 매수자가 이 대통령의 낡은 아파트를 산 이유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매수자는 10억~20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은 매수자에게 사적 금융을 제공하면서 그의 투기(혹은 투자)를 방기한 셈이 된다.
앞으로 보유세 인상, 부동산 양도소득세 강화 등의 세법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론화를 거쳐 입법화되면 바뀐 세제는 오는 2027년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그리고 2028년 4월 총선이다. 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민심을 확인했던 민주당의 속내도 복잡해질 것이다. 어설픈 부동산 세재개편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거 낙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이재명 정부의 조기 레임덕이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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