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과 서촌 상권이 외국인과 젊은층 고객 유입으로 활기를 띠며 '제2의 성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찾은 서울 종로구 북촌 일대 거리. 한옥 형식의 상점과 인기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그 앞에서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과 2030대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단체 관광을 온 듯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걷는 여행객 무리들도 줄지어 걷고 있었다.
최근 들어 북촌과 서촌 일대 상권에 생기가 돌고 있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대표 관광지인 명동과 성수의 경우, 핫플레이스는 많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느끼기엔 부족한 반면 북촌은 한옥 건축물 등 한국만의 차별화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근 궁궐 투어, 국립현대미술관 등 볼거리가 많다는 점도 젊은 층의 수요를 끌어당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 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여모(28) 씨는 "안국역 근처가 워낙 맛집이나 티 하우스 등 특이한 카페가 많아서 종종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모(27) 씨는 "근처에 경복궁도 있고, 미술관도 둘러볼 수 있는 데다 독특한 맛집이 많다"며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남과 다른 숨은 맛집을 찾기 위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수제비 맛집을 찾아왔다는 장모 씨는 "비도 오길래 예전에 여기서 먹었던 수제비가 맛있어서 찾아 왔다"며 "브랜드 스토어들도 많아서 식후 쇼핑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광객과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북촌·서촌 일대의 공실률은 줄고 매출은 증가세다. 데이터 테크 기업 빅밸류의 상권 분석 서비스를 통해 구체적인 지역 상권을 비교·분석한 결과, 북촌 한옥마을 인근 500m 안의 사업장의 매출액은 2024년 3월 214억400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3월 242억8000만원으로 오르더니 올해 3월 기준 287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8.25% 증가했다.
서촌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인시장 인근 500m 안의 사업장 매출액은 올 3월 기준 295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50억6000만원) 17.91%가량 늘었다.
두 지역 모두 이용 비중이 높았던 연령대는 30대로 집계됐다. 북촌 한옥마을은 전체 방문객 중 30대 비중이 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10-20대 21% 순으로 나타났다. 통인시장도 전체 고객 중 약 29%가 30대로 가장 많았고, 10-20대와 50대가 각각 19%로 뒤를 이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북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6.2%에서 지난해 2분기 9.1%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9%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촌 또한 지난해 2분기 공실률이 16%에 달했는데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1%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 핵심 상권에 비해 덜 붐비고, 한국만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데다 차별화된 장소를 찾는 니즈가 맞물린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명동이나 성수 등은 외국에도 있는 브랜드 상점들이 많고, 과하게 붐비지만 북촌은 아직 그런 영향이 덜한 점도 수요를 끌어당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차별화된 장소, 특별한 나만의 장소 발굴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촌은 이미 (상권) 활성화가 꽤 진행됐고, 서촌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부연했다.
글·사진=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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