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82% 급성장… AI 투자 경제성 입증

피차이 "내년 투자환경, 작년보다 더 건전" 자신감

AI 인프라 투자 올 7250억달러→내년 9000억달러

HBM 수요 지속적 확대… 메모리 슈퍼사이클 계속

이규화 대기자
이규화 대기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기업용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의 경제성이 입증되면서 올해 7250억달러로 예상되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AWS·메타·오라클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자본지출(CAPEX)이 내년에는 9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내년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 1198억달러, 주당순이익(EPS) 9.1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순이익도 기대를 크게 상회했다.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등 투자기업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단연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한 248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직전 분기 성장률인 63%보다도 한층 가팔라진 증가세다. 생성형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라는 평가다.

AI 서비스 성장세도 뚜렷했다.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9억5000만명으로 증가했고, 포천 100대 기업의 약 90%가 기업용 제미나이를 도입했다.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클라우드 계약 잔고(backlog)는 5140억달러까지 늘어나 향후 성장에 대한 가시성을 더욱 높였다.

이번 실적은 무엇보다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알파벳의 대규모 AI 투자가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우려했던 투자자들이 안도할 수 있는 실적"이라며 "기업용 AI 확산이 클라우드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AI 인프라 투자의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물론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알파벳은 2분기에만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에 449억달러를 투입했다. 그 결과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58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회사는 투자 속도를 늦출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투자는 사업 전반에서 가능한 것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2027년부터 컴퓨팅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투자환경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더 건전하다"며 "강력한 수요 신호가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자신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구글. 로이터 연합뉴스
구글. 로이터 연합뉴스

알파벳도 투자 규모를 다시 높여 잡았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최대 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상당히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알파벳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AI 인프라 중심 자본지출이 약 7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으로, AI 산업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다.

기업별로 보면 아마존이 약 2000억달러로 가장 큰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AWS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네트워크,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 확충이 핵심이다. 알파벳은 최대 2050억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200억달러를 애저(Azure) 데이터센터와 엔비디아 GPU, 자체 AI 칩 '마이아'(Maia) 기반 서버 구축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1150억~1350억달러를 초대형 GPU 클러스터와 라마(Llama) 생태계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며, 오라클도 약 500억달러를 AI 전용 데이터센터 증설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투자 경쟁이 내년에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최대 9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보다 약 24% 늘어난 규모다. AI 서비스 경쟁이 이제는 모델 성능보다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전망이다.

빅테크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막대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수천~수만 개의 GPU가 탑재되고, GPU마다 여러 개의 HBM이 필수적으로 장착된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HBM과 DDR5 수요도 거의 비례해 증가하는 구조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과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업체에 HBM을 공급하며 시장 선두를 다투고 있고, 마이크론도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HBM과 DDR5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I 투자 경쟁이 결국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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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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