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경제가 지난 2분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중동발 악재를 걷어 낸 덕택이다. 특히 반도체값 급등에 실질 구매력 지표는 3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들어 1·2분기 연속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3%대 성장률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반기 평균 마이너스(-)0.1%만 넘으면 5년만에 3%를 넘게 된다.

‘깜짝 성장’에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릴 지 주목된다.

◇ 하반기 ‘-0.1%’만 성장해도 3%= 23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0.6%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2분기 전망치(0.2%)보다 0.4%포인트(p) 높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급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올해 1분기 3.8%, 2분기 3.7%로 거의 비슷하다.

한은은 2분기 들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하방 압력이 커졌으나, 초유의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평균이 -0.1%면 연간 3% 성장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3%대 성장률이 나오면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수출 금액과 에너지 수입 금액 차이를 보면, 하반기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지만, 마이너스까지 갈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늘어 0.4%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어 0.2% 감소했으나,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어 0.2%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3.3% 늘었다. 2012년 1분기(5.4%)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수입도 자동차, 기계 및 장비 등을 위주로 0.8% 늘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6% 증가했다. GDI 증가율은 1분기(13.2%)를 뛰어넘어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급증했다.

◇ 높아진 눈높이… 2연속 기준금리 인상할까= 성장률 호조로 한은이 다음 달 또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7월 물가상승률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한은이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3년 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올린 바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당시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2분기 실질 GDI 성장률 등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단행한다면 연내 세 차례, 총 0.75%p 올릴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2분기 성장 호조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이번 GDP 지표만으로 당장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것은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아직은 8월 동결 뒤 10월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면서도 “만약 다음달에도 근원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8월 인상 여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견조한 GDP, GDI 수치를 바탕으로 8월 금통위에서 0.25%p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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