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과잉 완화·고부가 전환 기대

대산산단에 이어 석유화학 ‘2호 재편’…다음은 울산

여수 1호 사업재편 계획 주요 내용. 산업통상부 제공
여수 1호 사업재편 계획 주요 내용. 산업통상부 제공

대산 산단에 이어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 산단의 사업 재편안도 승인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여수 1호 프로젝트’는 지난 2월 대산 1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은 석유화학업계의 두 번째 사업재편 승인 사례다.

산업통상부는 여천 NCC(나프타분해설비)·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재편안은 가동이 중단된 여천NCC 3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폐쇄하고,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병해 통합법인을 세우는 것이 골자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나프타분해설비)와 PE·PP(폴리프로필렌)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 중인 PE(폴리에틸렌),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사다. 이에 따라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합병한 통합 신설법인이 탄생하게 된다. 신설통합법인의 지분은 3사가 3:3:3으로 균등하게 나눠 갖고, 기업 간 합병 관련 계약체결, 이사회 승인, 기업분할 및 합병 절차 등을 거쳐 통합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사업재편을 통해 여수의 나프타 생산량은 40% 줄어든다.

연간 생산량이 각각 92만톤, 47만톤에 달하는 여수 2·3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NCC 생산량은 기존 228만톤에서 90만톤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참여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3분의 1씩 통합법인 지분을 갖고 연간 약 140만톤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여천NCC가 140만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를 멈추면서, 업계 자율로 결정한 감산량이 정부 감축 목표량(최대 370만톤)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대산 산단에서도 롯데케미칼이 110만톤 규모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HD현대오일과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석화 사업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원가 절감 및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 △기술개발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1분기 중 사업 재편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구조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수급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재편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하고 금융과 세제 등에 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45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과 채무 상환 유예를 지원하고, 무역보험공사는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 지원을 확대하는 등 모두 6500억원 이상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기업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와 지방세 부담도 완화하고,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원가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배관·파이프랙 등 인프라 지원도 추진한다. 아울러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직무 전환 훈련을 지원하는 한편,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34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으로 3년 동안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설비 2기(139만톤 규모)와 일부 저부가 범용제품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해 공급 과잉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화학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도 신속히 추진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 여수 국가산업단지. 연합뉴스
전남광주 여수 국가산업단지. 연합뉴스
강민성 기자(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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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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