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순자산 9% 늘어난 1경4200조
주식·펀드 525조·주택 534조 증가
1인당 순자산은 2.7억… 가구당 6.3억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국내외 증시도 강세를 보이면서 가구당 순자산이 6억3427만원으로 1년 새 4666만원 늘었다.
주택과 주식·펀드가 각각 500조원 넘게 불어나 가계 순자산 증가를 사실상 절반씩 나눠 이끌었다.
국제 비교에서도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당·가구당 가계순자산은 2022년 이후 2년 만에 일본을 다시 앞섰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전년보다 1167조원(9.0%) 증가했다. 증가액은 2024년 391조원의 세 배에 육박했고 증가율도 3.1%에서 9.0%로 높아졌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8%였다.
가계 자산 증가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자산 가치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말 전국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전년보다 571조원(8.0%) 늘었다. 서울 주택시가총액은 2894조원으로 15.9% 급등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역시 2192조원으로 6.3% 증가했다.
늘어난 주택자산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국 주택시가총액 증가율 8.0% 가운데 수도권의 기여도는 7.4%포인트로 전체 증가분의 92.8%를 차지했다. 수도권이 전국 주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6%에서 70.4%로 높아졌다.
집값 상승에 증시 호황까지 겹치면서 가계 순자산 증가폭은 더욱 커졌다. 가계가 보유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자산 증가액은 2024년 마이너스 14조원에서 지난해 525조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외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과 펀드의 평가액이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주택자산 증가액도 같은 기간 246조원에서 534조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현금 및 예금 증가액 역시 118조원에서 152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가계 순자산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0.4%였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11.5%였다.
가계의 비금융자산은 1경434조원으로 전년보다 494조원(5.0%) 늘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674조원(21.8%) 증가했다. 주택자산 가치가 오르는 동시에 주식과 펀드 평가액까지 크게 불어나면서 실물·금융자산이 함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 가구당 순자산은 6억3427만원으로 추산됐다. 2024년 말 5억8761만원보다 4666만원 늘었고 증가율도 2.1%에서 7.9%로 확대됐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을 약 2239만 가구로 나눈 평균치다.
1인당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전년보다 2291만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3.0%에서 9.1%로 높아졌다. 지난해 평균 시장환율로 환산하면 1인당 19만3000달러, 가구당 44만6000달러 수준이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1인당 가계순자산은 18만5000달러로 일본의 17만2000달러를 웃돌았다. 가구당 순자산도 한국이 43만1000달러로 일본의 39만2000달러보다 많았다. 한국이 1인당과 가구당 기준에서 모두 일본을 앞선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남민호 한은 국민B/S팀장은 “지난해 가계 순자산 증가를 주택과 주식으로 나눠 보면 기여도는 거의 5대5 수준”이라며 “2024년 감소했던 주식자산이 큰 폭으로 늘고 주택자산 증가폭도 확대되면서 두 자산이 함께 가계 순자산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증가했다. 증가율은 전년 5.0%에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비금융자산은 857조원(3.8%) 늘었지만 순금융자산이 326조원(20.4%)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증시가 해외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평가액이 늘어 국민계정상 금융부채 증가폭이 금융자산을 웃돌았다.
남 팀장은 “지난해 순금융자산 감소에는 국내외 주가 상승률 격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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