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에너지 위기 재고조

IEA “석유 안보, 안일하게 대처할 여유 없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반군 후티가 주요 원유 수송로로 떠오른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선적하려던 유조선들의 회항이 속출하고 있다. 양대 항로가 모두 막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의 일환으로 경고를 발령한 데 따라 최근 24시간 동안 선박 6척이 회항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후티가 봉쇄하겠다고 말한 곳은 홍해의 입구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이 곳은 당초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로지르는 통로로 활용됐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후에는 사우디가 송유관을 통해 우회한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수추로로 쓰였다.

후티 산하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는 전날 글로벌 해운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사우디 모든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선적 및 하역을 금지한다”고 경고하며 해상 안전을 위해 협조할 것을 권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같은 경고 이후 사우디산 석유를 실은 일부 유조선이 홍해에서 항로를 변경하기 시작했다.

홍해로 접근하면서 운항을 일시 중단하거나, 수에즈 운하를 향해 북쪽으로 기수를 돌린 선박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고 발령 후 몇몇 중국 선박이 홍해에서 회항했으며, 그리스 해운사 다이나콤 탱커스가 관리하는 유조선도 발길을 돌렸다.

다만 선박자동식별장치(AIS)기반 위치정보사이트들을 종합하면, 많은 선박들은 봉쇄 압박 속에서도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운항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아시아의 일부 구매자는 여전히 홍해에서 원유 선적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바다까지 봉쇄될 위기에 처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약 25% 급등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상황 악화를 경고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과 지역 에너지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는 적대 행위의 격화는 공급 안보에 대한 우려와 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적대 행위가 격화하고 상업용 재고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석유 안보에 안일하게 대처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AP=연합뉴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AP=연합뉴스]
임재섭 기자(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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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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