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파업 복병

노사 대치 장기화 조짐

전쟁과 부품업체 화재 등으로 주춤했던 현대자동차의 수출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노동조합의 부분파업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관세 부담과 실적 둔화 속에서 팰리세이드, GV80 등 고수익 차종의 수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판매와 수익성 회복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21일 현대차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된 차량은 총 11만27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며 최근 주춤했던 흐름에서 벗어났다.

지역별로는 북미 수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미국 수출은 5만9290대로 전월보다 32.7% 증가했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수출도 7만6042대로 25.5% 늘었다.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고 북미 수요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미국 판매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지난달 판매량은 7만755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2분기 판매량은 24만5180대, 상반기 누적 판매는 45만568대로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팰리세이드와 GV80 등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가 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미국에서 1만1336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23% 증가했다.

이런 와중에 노조가 파업하면서 북미 수출 물량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15일 주·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여 총 12시간의 생산 차질을 냈다. 이어 20~22일에는 파업 시간을 하루 4시간으로 늘리면서 추가로 최대 24시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두 차례 파업을 합치면 누적 파업시간은 총 36시간에 달한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일부 라인만 멈춰도 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출 주력 차종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경우 미국 딜러 재고 감소와 고객 인도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이미 2분기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었고 미국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생산 정상화와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가 실적 회복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 회복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노사는 지난 8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더 이상 기다리지만 않을 것"이라며 "끌려다니는 단체교섭이 아닌 선제적인 투쟁으로 사측이 안을 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후 8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투쟁 수위를 더 높일 예정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제공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주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