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규제가 1기 신도시의 '변방' 산본과 중동을 깨웠다.

존재감을 잃고 웅크려 있던 이들 지역의 집값이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재건축 특별정비구역 지정 소식이 도화선이 되며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겹규제로 묶인 서울을 피해 '갭 메우기' 수요가 대거 유입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동네가 들썩이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중동신도시가 위치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3.07%, 산본이 있는 군포시의 누적 상승률은 4.2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원미구는 -0.07%, 군포시는 -0.36% 하락한 것과는 대조된다.

중동 신도시의 경우 최근 인근에서 오랜만에 신축 단지들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고, 첫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지면서 개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실제로 부천 원미구에서 가격 상승세를 보인 아파트들은 모두 중동과 상동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원미구 중동 '대우동부' 전용 134.67㎡는 지난달 27일 11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은하마을주공1단지' 전용 39.87㎡도 이달 17일 4억26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부천시는 지난달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은하마을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대우동부와 효성쌍용, 은하주공1단지, 은하주공2단지 등 총 4개 단지, 2387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3432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지난해 말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산본신도시 단지들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군포시 산본동 '동성백두' 전용 134.76㎡는 지난 4일 8억2500만원에 팔리며 2021년 신고가(8억6000만원)와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12월 7억4500만원 수준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반년 새 8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삼성장미' 전용 132.75㎡도 올 3월 8억5500만원(14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성남 분당신도시 전경. [성남시 제공]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성남 분당신도시 전경. [성남시 제공]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대가 가격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고,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갭 메우기 현상이 이들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재건축 호재가 시장 심리를 전반적으로 자극하고 있다"며 "여기에 서울 전역이 규제로 묶이면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로 수요가 이동하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정비사업 기대감도 있겠지만 서울 외곽 지역들의 가격 상승세와 비슷하게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일산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 대표는 "경기도권에선 남부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그 다음에 서남권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며 "일산 같은 경우는 서울 북부 외곽이 먼저 뛰어야 밀려나는 수요로 가격 반등이 일어날 텐데, 아직 그런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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