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하락에 전월 대비 보합

반도체·금융서비스 상승세는 지속

국내공급물가 13.2%↑…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 영향에 9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대에 머물렀고 국내공급물가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소비자물가로의 전가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6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9개월 연속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6% 올라 5월과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 가격이 전월보다 0.3%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탄·석유제품이 5.3%, 화학제품이 1.8% 내린 영향이다. 세부 품목 중 나프타와 제트유 가격은 각각 23.5%, 23.4% 떨어졌고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수지도 각각 18.9%, 10.2% 하락했다.

반면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가격은 전월보다 2.4% 상승했다. 반도체가 3.6%,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7.3% 올랐다. 컴퓨터기억장치 가격은 전월 대비 10.3% 상승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D램이 476.4%, 컴퓨터기억장치가 300.4% 급등했다.

농림수산품은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전월보다 0.7% 올랐다. 축산물은 2.1% 상승했지만 농산물은 감자 가격이 22.9% 떨어지면서 0.2%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 가격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0% 올랐다.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은 원료비 상승이 반영되면서 한 달 전보다 10.6% 상승했다.

서비스 가격은 0.2% 올랐다. 주가 상승으로 위탁매매수수료가 6.0% 오르면서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이 2.5% 상승했다. 위탁매매수수료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143.6% 뛰었다.

반면 운송서비스는 국제항공여객과 항공화물 가격이 각각 6.5%, 3.4% 하락하면서 전월보다 0.3% 내렸다. 항공 유류할증료가 인하된 영향이다.

물가의 국내 파급 과정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2% 올라 2022년 7월 이후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재료가 2.1%, 중간재와 최종재가 각각 0.5% 상승하는 등 모든 생산 단계에서 가격이 올랐다.

수입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에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2022년 7월 당시와 국제유가 상승 폭은 비슷했지만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이 더 컸다"며 "이번 국내공급물가 상승률이 당시보다 낮은 데에는 환율 영향의 차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6% 올라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 공산품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 물가가 전월보다 1.3%, 전년 동월보다 50.5% 상승한 영향이다.

향후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엇갈리며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20일 두바이유 가격은 6월 평균보다 10.0% 하락했고 항공 유류할증료도 인하됐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된 데다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도 추가로 인상돼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이 팀장은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세는 멈췄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2차 파급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8.6%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진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