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완책 내놨지만 거래대금 소폭 늘어
추가 대책 괴리율 최소화 담길 듯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추가 규제가 급물쌀을 탈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추가 보완책을 주문하면서다. 정부는 현재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장 폐지’ 카드는 일축하고 있다. 향후 논의는 괴리율(ETF의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을 최소화 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대책, 괴리율 최소화 담길까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레버리지 ETF 보완책의 추가 대책으로 유동성 공급자(LP)의 헤지거래 시간을 확대해 괴리율을 최소화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LP는 괴리율을 관리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매매하는 이른바 헤지 거래를 장 마감 전 30분 동안 집중적으로 하는데, 이를 보다 넓은 시간대로 분산해 종가 무렵의 변동성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이미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는 상품 규모가 10조원 이상 형성돼있다. 상장 폐지를 하면 그 자체로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상장폐지는 상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괴리율을 최소화 해야 한다”며 이를 중심으로 한 추가 대책을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김 실장이 주목한 것은 장 마감 직전 주문이 집중되며 레버리지 ETF 상품 변동성이 커지는 현재의 구조다. 김 실장은 “하락이 일어나는 30분 동안 괴리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도 주문을 내다 보니 단기간 매도가 순식간에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 상품이 특정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 마감 직전 집중되는 괴리율 관리 방식을 손질해 주문 쏠림을 완화하는 방향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충격 최소화 방안으로 거론되는 괴리율 최소화 조치에 업계는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조치로 인해 단기 변동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운용사에 특정 시간대의 매매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ETF 운용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 마감 직전 기계적 매매 시간 범위를 넓히면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언제 사고 언제 팔라고 정하는 것 자체가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추적오차를 줄여야 하는 ETF의 특성상 실제 리밸런싱은 결국 종가 부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매매를 앞당기거나 분산하더라도 이후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이면 장 마감 시점에 다시 목표 배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매매 시간을 넓히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운용사는 트래킹 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국 종가 기준으로 비중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지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매매 집중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시장 충격 완화 효과와 추적오차 확대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 ETF의 아버지’ 배재규 대표 글올려
앞서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매매수량 단위를 20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기본 예탁금 상향은 다음 달부터, 매매수량 단위 변경은 증권사 전산 개발을 거쳐 올해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밖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교육 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나고,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
그러나 과도한 쏠림 등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추가 대책 논의가 불붙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는 “보완대책이 시행되면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와 부작용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김 실장의 전망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정부가 완책을 발표한 후 첫 거래일인 2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16개 종목(인버스 2종 포함)의 거래량은 오히려 3%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12조원을 넘어서며 투자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추가 규제 대책이 예고된 가운데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를 멈추길 당부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배 대표는 국내 최초로 ETF를 도입해 ‘한국 ETF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배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 성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다”며 “결론은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ETF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비난을 받겠지만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ETF 가격은 제자리로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양심 선언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김미정 기자(mjk@dt.co.kr),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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