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푸 1GW급 센터 완공·운영…‘탈 엔비디아’ AI 생태계 주목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의 도움 없이 자체 칩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탈(脫) 엔비디아'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정면 돌파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I 모델 개발업체 즈푸(Z.ai)는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GLM' 시리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 일부 운영에 들어갔다. 1GW는 약 7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중국 AI 연구기업이 구축한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구체적인 위치와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설에는 중국산 AI 반도체 1만개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데이터센터가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이 독자적인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국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국산 AI 반도체와 자체 인프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샷 AI가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키미(Kimi) K3'가 글로벌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중국의 AI 인프라 경쟁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캠브리콘과 무어스레드 등도 엔비디아를 추격하기 위한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와 차이나텔레콤 등 대형 클라우드·통신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극 투자하며 AI 컴퓨팅 인프라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약 2조위안(약 437조원)을 투입해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센스타임, 화웨이, 캠브리콘, 무어스레드 등 중국 AI 반도체 기업 20여곳은 최근 '은하계획'을 출범시키고 중국산 AI 칩 기반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토큰 운영센터 공동 구축과 1만장 규모 AI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 5곳 조성, AI 스타트업 200개사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즈푸는 올 초 홍콩 기업공개(IPO)와 후속 주식 매각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즈푸의 연환산매출(ARR)이 올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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