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동탄 집값을 누르자 월세가 폭등하고, '패닉' 불똥은 광교까지 튀었다.

정부가 동탄신도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며 겹규제를 가한 직후,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 오르고 있다. 깐깐해진 대출과 실거주 요건으로 매매에서 넘어온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대거 우회하면서 400만원을 호가하는 월세 물건이 등장한 데다, 풍선효과를 정통으로 맞은 인근 광교에서는 월 600만원짜리 임대차 계약까지 체결됐다. 내년도 입주 물량 급감과 성과급 시즌까지 맞물려 있어, 매매 시장을 향한 핀셋 규제가 낳은 '초고가 월세 도미노' 현상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전망이다.

21일 동탄 공인중개소와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 월세 물건은 최근 보증금 1억원에 월 임차료 400만원에 임대차 시장에 나왔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 같은 평형 보증금 1억짜리 월세 물건의 월 임차료는 300만원을 밑돌았지만, 단기간에 100만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현지 중개업계에선 이달 초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것이 월세 상승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이달 1일 동탄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매매 대출 한도가 줄었고, 실거주 요건도 강화됐다.

동탄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동탄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동탄 H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월세 물건이 크게 줄었고, 이런 점이 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며 "현재 나온 물건의 월 임대료가 높은 가격인 것처럼 보이지만, 적은 보증금으로 거주할 수 있는 매물도 이 물건 하나뿐이라 임차인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광교 아파트 매매와 월세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광교는 동탄 규제 이후 매수세가 유입된 대표적인 인접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광교 아파트 매매가는 7월 첫째 주 1.19%, 둘째 주 0.64% 뛰었다. 규제 이전인 6월 평균 주간 상승률이 0.3%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규제 후 커진 셈이다.

매매가 상승은 곧바로 월세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 129㎡ 저층 매물은 최근 보증금 2억원에 월세 600만원 조건으로 임차인을 찾았다. 강남권 대형 평형 아파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가격이다. 이 아파트는 최고 49층 단지라 층별 가격차가 큰 편인데, 저층에서도 이런 조건에 임차인이 구해져 월세 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일대 월세 가격은 내년 초 삼성전자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급이 시장에 풀리면 실거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월세는 매매와 달리 직접적인 가격 규제가 없어 상승세를 억제하기도 어렵다.

특히 내년 동탄의 신규 입주 물량은 1765가구로 올해(3850가구)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2028년에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어 임대료 상승폭이 앞으로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동탄 규제지역 지정 후 매매가 상승폭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보니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풍선효과가 전이될 수 있다"며 "또 최근 정부 정책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점도 고가 월세 확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순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