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수위 높인 노조·버티는 회사
여름휴가 전 타결 안갯속
현대자동차 노사가 다시 정면충돌했다. 노동조합은 지난 20일부터 파업 수위를 두 배로 높여 생산라인을 멈추고, 회사는 지난 8일 교섭 결렬 이후 별도의 추가 제시안 없이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름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했던 협상이 강대강 대치로 흐르면서 노사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부터 사흘간 주·야간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13~15일에는 각 조가 2시간씩 파업했지만 이번에는 파업 시간을 두 배로 늘렸다. 생산라인 기준으로는 최대 24시간의 추가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인 배경에는 교섭 교착이 있다. 노조는 지난 8일 15차 교섭이 결렬된 이후에도 회사가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사흘간 추가 부분파업을 결정했고,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23일 다시 쟁대위를 열어 후속 투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회사는 기존 제시안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미국 시장 대응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장기 파업은 회사 경쟁력과 고객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치가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미래 생산체계를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점에도 주목한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대책을 포함했고,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현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자동차업계 첫 공장 가동 중단”이라고 평가하며 글로벌 제조업계가 협상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번 협상의 승부처는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로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는 파업 강도를 높이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고, 사측은 추가 제시 없이 기존안을 바탕으로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여름휴가 전 극적 타결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기아 노조도 지난 15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오는 27일 조정 중지 여부를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회사와의 대화 창구는 열어뒀으며, 별다른 제시안이 없을 시 여름휴가가 지난 뒤 8월 중순쯤 투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