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웰 1조원에 인수… 직접 경영 체제로

TV 공급망 시너지 모색… 북미·유럽 등 공략

삼성·LG 등 글로벌 업체들도 M&A 가속화

"유럽 폭염 등 공조 시장 성장에 경쟁 심화"

중국 TV·가전업체 TCL 일렉트로닉스(이하 TCL)이 자국 에어컨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TCL은 세계 2위권의 TV 공급망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글로벌 에어컨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냉난방공조(HVAC) 시장은 올 여름 유럽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해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TCL 은 최근 'TCL 에어로웰'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56억홍콩달러로, 한화 약 1조원 규모다. TCL은 이번 계약으로 지분 100%를 확보했다.

TCL 에어로웰은 NXT홈, YF롱예, 코어 엘리트, 유니온 바스트, 리치 글로리 등 5개 기업이 나눠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TCL의 에어컨 사업부 지분을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셈으로, TCL은 사업부과 주주가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였다.

TCL은 이 지분을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직접 경영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TCL은 이를 위해 54억4300만홍콩달러의 신주를 발행하고, 나머지 1억6700만홍콩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수 당일인 15일 TCL 주가는 전일 대비 4.65% 오른 15.3홍콩달러에 장을 마쳤다. 16일엔 차익 실현 매물에 11.90% 하락했지만, 익일인 17일 곧바로 5.71% 반등했다.

TCl 에어로웰은 가정용·상업용·이동식 에어컨 생산·판매, 연구개발(R&D) 조직 등을 갖춘 종합공조 기업이다. TCL에 따르면 TCL 에어로웰의 작년 제품 출하량은 약 2200만대로 중국 브랜드 중 2위, 글로벌 4위다. 업계에서는 판매 대부분이 중국 내수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TCL은 이번 에어컨 자회사 인수의 핵심 목적으로 '글로벌 진출'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전략'을 꼽았다. 판매·마케팅에서는 기존 TV 사업으로 쌓아놓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에어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북미,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TCL은 "TV 사업을 통해 구축된 광범위한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탄탄한 유통망,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에어컨 제품은 이러한 기존 채널, 특히 해외 시장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유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CL은 올해 초 소니와 TV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엔 에어컨 자회사를 직접 경영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종합 가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글로벌 HVAC 시장은 올 여름 유럽 등 지역 폭염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사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은 지난해 2622억3000만달러(약 388조원)에서 2031년 3880억5000만달러(574조원)로 연평균 6.7%의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공조 사업 확장을 위한 대대적인 M&A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보쉬는 작년 8월 미국 대표 공조업체인 존슨콘트롤스와 존슨콘트롤스-히타치 에어컨 합작법인을 76억유로(약 12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북미 가정용 에어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말 미국 대표 공조업체 레녹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세웠고, 지난해 11월엔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를 마무리했다. LG전자는 작년 6월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인수했다.

현재 북미 공조 시장은 일본 다이킨을 비롯해 캐리어, 트레인, 레녹스 등 북미 3사가 주도하며 유렵은 다이킨, 보쉬, 미쓰비시 등이 강자로 꼽힌다. 중국을 비롯한 신시장은 다이킨, 중국 그리와 함께 삼성·LG전자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조 시장은 일본, 미국, 독일 및 한국 주요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 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면서도 "가정용의 경우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라인까지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다. 중국 업체들이 기존 TV 네트워크와의 시너지가 얼마나 발휘될지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중국 우한 TCL 에어컨 사업부 거점. TCL 홈페이지
중국 우한 TCL 에어컨 사업부 거점. TC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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