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0주년에도 정부 대책 무색
개인 이탈·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자금 블랙홀
출범 30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이 정부의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 드라이브에도 불구, 결국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대형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으로 증시 전반의 수급 쏠림이 심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기초체력이 빠르게 약화했고, 정부가 추진해 온 활성화 정책도 사실상 힘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0포인트(p)(-5.33%) 밀린 749.64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8.63p 내린 773.21에 개장한 지수는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오전 10시52분쯤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올해 들어 10번째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마찬가지로 지난 16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발동이다.
특히 이날 급락으로 코스닥 지수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 4일 종가(750.21)를 결국 밑돌며 연중 최저치(장중 747.93)를 갈아치웠다. 올해 5월 기록한 고점(1229.42)과 비교하면 39% 넘게 급락한 수준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1200선까지 내달렸던 상승분을 1년여 만에 모두 반납한 셈이다.
이같은 침체는 개인 투자자 이탈과 대형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이 원인이다. 개인은 올해 코스닥에서 10조원 이상을 순매도했으며, 거래 비중은 69.2%까지 추락했다. 특히 지난 5월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6종에 13조4133억원이 몰리며 코스닥 성장주로 향할 자금을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1개월 수익률은 -44.85%에 머물렀다.
정부가 부실기업을 퇴출하는 '코스닥 승강제'와 국민성장펀드 등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나, 단기 투심 위축으로 약발이 듣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관련 ETF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다음 달 5일부터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규제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9월 프리미엄 지수 출시와 12월 펀드 자금 공급 등 정책 모멘텀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이 코스닥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과 정부 정책 모멘텀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 구간의 코스닥 지수에 반전을 기대할 여지가 존재한다"며 "현재 최악의 상황에서 해당 제도가 개선된다면 수급 쏠림 완화를 기대할 수 있고 정책 효과가 반영된다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 성장주로 개인투자자 자금의 재유입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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