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지출 대비 수익성 입증 압박 거세

뉴욕. 연합뉴스
뉴욕. 연합뉴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오는 22일(현지시각)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최근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의 시선이 빅테크의 지출 규모가 아닌 실제 수익성 여부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이번 알파벳의 실적 발표는 천문학적인 설비투자 자금의 성과를 실제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증시를 이끌던 AI 낙관론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기술주 중심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가 조정을 받았고, AI 인프라 붐의 핵심 지표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고점 대비 20% 밀려나며 기술적 약세장 기준선에 진입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역시 주가가 미끄러지며 시가총액이 1500조원가량 증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설비투자 지출 규모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AI 투자가 실제 매출 재가속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제이크 셀츠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지출 규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다다랐고 거품을 우려하고 있다”며 “결국 매출 재가속을 확인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향후 2주간 진행될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거액의 투자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줄 중대한 시험대다.

오는 22일(현지시간) 테슬라와 알파벳이 포문을 열고, 다음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애플, 아마존닷컴이 차례로 성적표를 공개한다.

국내외 증권가가 가장 주목하는 핵심 이벤트는 오는 22일(현지시각) 오전 5시에 발표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이다.

알파벳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과 함께 AI 개발을 위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하이퍼스케일러 중 하나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870억달러(약 2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알파벳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실적 자체보다 향후 AI에 얼마나 더 투자하겠다는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다. 알파벳이 기존에 제시한 연간 자본지출 목표치인 1800억~1900억달러 부합 여부와 콘퍼런스콜에서 제시할 투자 확대 전략이 핵심이다.

알파벳이 AI 투자 계획을 늘리거나 투자 확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면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으나, 반대로 투자 계획을 줄이거나 기존 수준에 그칠 경우 AI 수요 둔화 신호로 해석돼 국내외 반도체 및 AI 관련 기업의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최근 차세대 플래그십 AI 모델인 ‘제미나이 3.5 프로’의 출시 지연 우려로 알파벳 주가가 이틀간 6.5% 하락한 점도 민감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월가에서는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드 알스텐 파르나서스인베스트먼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느 시점부터는 실적에 대한 의문이 너무 커져 높은 밸류에이션을 줄 수 없게 된다”며 “클라우드 매출총이익률과 컴퓨팅 1달러당 발생하는 AI 매출 유입률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빅테크 기업은 성장 가속화를 전제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왔는데, 실제로는 예상한 만큼 가속화하지 않을 수 있어 더욱 신중해질 시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설비투자 확대 기조에 따른 장기적 낙관론도 상존한다. 올스프링의 셀츠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지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그는 “이들 종목이 몇 주에서 몇 달간 매도세를 겪은 뒤 다시 반등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며 “나라면 이런 약세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겠다. 사이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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