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공짜 노동'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온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뿌리 뽑기 위해 금융 심장부인 서울 여의도와 중구를 대상으로 기획 감독에 나선다. 정보기술(IT)·게임, 제조업에 이어 이번에는 금융권 및 연계 서비스업 전반의 불합리한 임금 지급 실태를 점검한다.
노동부는 20일부터 서울 중구 및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업과 금융 콜센터 등 연계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포괄임금 오남용 권역별 릴레이 기획 감독'에 들어갔다.
이번 타깃 지역이 금융 중심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현장 노동자들의 잦은 익명 제보가 자리 잡고 있다. 노동부에 접수된 주요 사례를 보면 야간 및 휴일 근로수당이 기본급과 명확히 구분되지 않거나 구체적인 임금 계산 산식조차 제공되지 않는 '깜깜이 수당'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측에 급여 상세 내역을 요구하더라도 "미리 설정된 고정연장근로(고정OT) 시간을 초과한 근무는 없다"고 일축하는 등 정당한 보상을 회피하는 꼼수가 다수 적발됐다.
이번 점검은 노동부가 올해 강도 높게 추진 중인 릴레이 기획 감독의 4번째 행보다. 앞서 노동부는 △5월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IT·소프트웨어) △6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게임·IT) △7월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제조업) 등 주요 산업 거점을 차례로 훑으며 포괄임금제 실태를 밀착 점검해 왔다.
첫 타자였던 구로·가산디지털단지 기획 감독 결과는 릴레이 점검의 필요성을 명확히 입증했다. 당시 점검 대상이었던 7개 사업장 전체(100%)에서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적발 내용 중에는 포괄임금과 고정OT를 핑계로 한 정당한 연장근로수당 체불은 물론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는 사례까지 포함되어 충격을 줬다.
노동부는 앞선 감독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금융권 점검에서도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겉으로는 화려한 금융 중심지 이면에서 묵인돼 온 불법적 노동 관행을 바로잡고 근로기준법의 기본 원칙을 세우겠다는 의지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금융 중심지에서 벌어지는 수당 계산 및 지급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일터 문화가 확고히 정착될 때까지 지도와 감독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형연·송신용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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