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비용 인공지능(AI) 모델 충격과 미국 증시 약세 여파로 코스피가 장 초반 6510선까지 밀렸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6770선까지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반도체와 시가총액 상위주가 장 초반 급락세에서 벗어나면서 지수도 개장 직후의 충격을 상당 부분 만회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0% 하락한 6643.58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낙폭을 확대하며 6510선까지 밀렸으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수급별로는 외국인이 85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736억원, 21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삼성전기만 강보합을 나타내고 있으며 나머지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삼성생명(-7.10%), 삼성물산(-6.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5.73%)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1%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만 상승하고 있으며 보험과 통신, 유통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6.55포인트(0.77%) 내린 5만2146.4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6.08포인트(1.01%) 하락한 7457.69, 나스닥지수는 361.71포인트(1.40%) 밀린 2만5520.24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신규 AI 모델 ‘키미(Kimi) K3’를 공개하면서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과 기술·가격 경쟁 심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된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미국 선두권 AI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설비투자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데이터센터 증설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를 전제로 상승해온 관련 종목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메타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제공하는 AI 모델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더 낮은 비용으로 구현한다면 미국 빅테크가 지금처럼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할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와 규모 확대, 나아가 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뒷받침해온 기존 내러티브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부터는 주요 AI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다. AI 수요의 지속 가능성과 최근 디레버리징·디레이팅 국면에 진입한 반도체주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 실적에서 TPU 등 자체 AI 가속기 수요의 견조함이 확인된다면 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수요의 중장기 가시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주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텔 실적에서는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보다 서버 CPU 출하량이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그동안 실적 개선이 평균판매가격 상승에 의존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서버 출하량까지 반등한다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GPU와 HBM을 넘어 CPU와 범용 메모리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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