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출마 못 하나”…‘당직 선거공영제’ 후퇴 조치 공개 비판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의견 개진 가능”…‘당무 개입’ 논란 정면 반박

특정 후보 지원설 일축하며 “집권당, 청년 인식 의문 품게 해선 안 돼”

김민석 “과도한 인상 이해 불가”…李대통령 대표 때보다 수천만원 상향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기념 시민초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기념 시민초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기탁금 인상 조치를 두고 청년 정치인들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당무 개입 논란을 정면 돌파하면서도, 자신이 당 대표 시절 유지했던 선거공영제 취지를 강조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기탁금이 대폭 상향되고, 특히 청년 후보의 기탁금은 몇 배로 늘어나 청년 후보들이 힘들어한다니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돈이 없어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돈 때문에 선거에 나갈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부정부패의 유인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끈 정치개혁의 핵심이 선거공영제였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제가 민주당 대표일 때 ‘당직 선거 공영제’를 도입하려다 후보 난립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반론 때문에 기탁 금액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원외 및 청년 후보들이 직면한 경제적 부담을 짚으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현직 국회의원들이야 보수에 정치자금까지 있으니 그나마 부담이 적겠지만 원외, 특히 청년들은 부담이 클 것”이라며 “당의 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청년들의 어려움과 정책적 배려의 필요성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걸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청년기에 돈 없는 서러움을 안고 무수한 도전으로 기득권의 벽을 넘어온 선배로서 청년 후보들을 위해 그들의 후원 계좌 홍보라도 해 주고 싶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를 나타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당무 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조항을 들어 즉각 반박했다. 그는 “혹여 이걸 당무 개입이라 지적하실 분도 계실 수 있는데, 현행법과 당헌 당규상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소속 정당의 당무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게 돼 있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거 사례를 언급한 네티즌을 향해서는 “의견과 질책은 감사하게 받아들이지만, 법이 금한 당무 개입이란 법률을 위반해 공직선거 공천이나 경선에 관여하는 경우”라며 “박 전 대통령 사례는 공천이나 경선에 개입했기 때문이며, 급작스러운 청년 기탁금의 과도한 인상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이 당무 개입일 수는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신의 발언이 특정 계파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님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청년 기탁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특정 후보를 편들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민주당, 정부를 포함한 집권 세력의 청년 인식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가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 배경을 밝혔다. 덧붙여 “집권당은 야당과 달리 듣기 좋은 주장만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성과를 내고, 그 성과에 기반해 국민의 재신임을 받아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며 여당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지적은 당권 도전에 나선 김민석 전 총리의 비판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김 전 총리는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청년과 장애인 후보는 이재명 대표 시절보다 대표는 3000만원, 최고위원은 1750만원을 더 내야 한다”며 지도부를 겨냥했다.

실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은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원외 청년 후보에게는 50% 감면 혜택을 주지만,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지낸 2024년 당시 기탁금(당 대표 4000만원, 최고위원 1500만원)과 비교하면 인상 폭이 가파르다는 지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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