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축소 경찰 비판
“檢 보완수사 없었다면 사건 진상 묻힐 뻔했다”
“견제없는 경찰 수사권독점, 범인 유착도 가능”
“법무장관 보완수사론 여당이 퇴짜, 한심하다”
“집권측 형소법 개정안, 警 보완수사 거부 가능”
“민주·혁신 발의안, 檢 남은 기소권까지 제한”
“검사보다 권력 입김에 더 약할 공심회” 지적
공소취소 결부…“권력자·범인 돕는 사법파괴”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초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기조에 “증거인멸 사건왜곡하는 경찰에 수사권 몰아주기”라고 일갈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는 자신의 유튜브 ‘이낙연의 사유’에서 전남광주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과 범인 장윤기의 부친 및 관할 광주광산경찰서가 공모한 성범죄 증거인멸 사건을 들어 이같이 말했다. 정부·여당을 향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려면 탄탄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면서 급조된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대안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기소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공소심의위원회’(약칭 공심회) 입법도 문제삼았다.
그는 “범인(장윤기)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고 경찰은 ‘묻지마 살인’으로 추정해 형량이 낮은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벌여, 범인의 차량과 거주지에서 결정적 증거들을 확보했다”며 “검찰은 특히 경찰 수사팀이 많은 증거를 인멸했고 범인 아버지(장모 경감)의 증거인멸을 도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경찰 내에선) ‘범인 아버지가 경찰이란 것을 모르게 하라’는 윗선 지시가 수사팀에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이 적용하려던 강간살인 혐의를 단순 살인으로 낮추도록 서장이 지시한 정황도 짚었다. 이어 “고양이가 생선가게 맡은 꼴이 됐다”며 “사건 발생부터 수사팀장 긴급체포까지 두달 동안 경찰 내부 기강이 얼마나 흐트러졌는지 드러났다. 경찰이 견제없이 수사권 독점하면 혐의 축소, 사건 왜곡, 심지어 경찰이 범인 측과 유착할 수도 있단 게 확인됐다.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장윤기 사건 진상과 경찰의 기강해이가 묻힐 뻔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정부·여당은 ‘이른바 검찰개혁’ 마지막 수순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며 ‘보완수사요구권’을 대안 삼은 더불어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 당론발의안을 가리켰다. 그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갖는다 해도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이 증거를 인멸해 사건을 조작해놓으면 바로잡기가 어렵다. 민주당 법안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를 들어 보완수사를 거부’하면 검찰은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게 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경찰수사가 공정했는지 의심된다면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정도를 갖고 경찰의 수사독점이 갖는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상황이 이렇자 (정성호)법무부 장관이 야당 원내대표에게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기해달라고 부탁했다. 법무장관은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그걸 여당이 퇴짜놓으니 야당에 부탁한 거다. 한심한 현실이 설상가상”이라고 꼬집었다.
“집권측은 뜬금없이 ‘공소심의위원회’(공심회)를 들고나왔다”고 범여권 강경파 법안도 문제 삼았다. 이 전 총리는 “검찰청은 올해 10월 공소청으로 축소돼 기소권만 갖게 되는데, 당론법안과 별도로 민주당·조국혁신당 상당수 의원이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의 기소권마저 제한한다”며 “그 개정안은 지방법원에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공심회를 둬 검사의 기소가 적정했는지 따지도록 하고, 공심회 결정에 공소청도 따르도록 규정했다”고 짚었다.
그는 “검사가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공심회가 기소를 결정하면 법원은 검사 대신 공소를 유지할 변호사를 지정해야 한다. 반대로 ‘검사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공심회가 결정하면 공소를 유지할 수 없다. 공심회 외부위원은 검사보단 ‘권력의 입김에 더 약할 것’이다”며 “그들이 ‘여당 관련 사건은 불기소로 유도하고 야당 관련 사건은 기소하는’ 것으로 뒤집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집권측은 도대체 국가 사법체계를 어디로 끌고가겠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함께 들여다봐야 전모가 보인다. 정권은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려 이재명 대통령이 재임 중 대법관 22명을 새로 임명하게 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헌법이 정한 3심제를 사실상 4심제로 바꿨다”며 “법관, 검찰, 경찰이 법을 잘못 적용했다 싶으면 아무나 그들을 법 왜곡죄로 고발할 수 있게 했고 공소취소를 통해 대통령 재판을 아예 없애려 한다”고 짚었다.
이 전 총리는 “(경기도·쌍방울 대북송금 공모 사건 등) ‘공소취소의 밑밥으로 깔았던 연어 술파티가 거짓’이란 법원의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공소취소는 그 근거가 허물어졌다”며 “그러나 법무부는 검찰미래위란 기구를 만들어 검찰권 남용 조사 명목으로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국가의 사법체계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는 다른 게 아니다. 범죄자를 합당하게 처벌하고 범죄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는 게 최고의 가치다. 그 과정에 누구든지 법앞에 평등하고 방어권도 평등하게 보장받는 게 민주국가 기본원칙”이라며 “지금의 검찰개혁·사법개혁은 그런 최고가치와 기본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장윤기에 피살한) 광주 여고생 이채원 양의 유가족은 ‘경찰은 우리 편이 아닌 살인마 편이었다’며 절규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불행 중 다행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가 필요하단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대법원은 국회를 향해 신중한 입법을 요구했다. 정부 산하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6개 여성단체는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보완수사권 유지를 요구했다. 민주당 홍기원 의원 등 11명은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하는 법안을 국회에 냈다”고 주목했다.
이 전 총리는 “이래도 정부여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한다고 한다. 사법체계의 중대한 국면”이라며 “검찰·사법개혁이 결국 권력자 보호하고 피해자보다 범인을 돕는 결과가 된다면 국민은 ‘혹시 대통령 한사람 철통방탄을 위해 사법체계를 파괴한 건 아니었느냐’ 당연히 묻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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