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선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에 중국이 “악의적인 비방”이라고 일축하며 맞섰다.
선거 개입 공방에 이어 미국이 중국 언론인의 체류 기간만 콕 집어 대폭 축소하는 차별적 조치까지 강행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 골이 ‘비자 보복전’으로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주장을 “순전히 꾸며낸 억지이자 악의적인 중상모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을 유지해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미국의 선거판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고 개입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린 대변인은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그는 “툭하면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은 물론 평범한 시민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시하며 막대한 데이터를 훔쳐간 주체가 누구인지 국제사회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억지스러운 중국 때리기를 멈추고 자성해야 한다”며, 선거철마다 중국을 핑계 삼지 말고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번 발언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에 미칠 영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열고, 중국이 2020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자체 수집 자료를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뚜렷한 물증 없이 기존에 떠돌던 음모론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양국의 마찰음은 ‘비자 제한’ 문제로도 확산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같은 날 유학생의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묶고, 외국 언론인의 체류 기한을 240일로 제한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특히 중국 국적 기자의 경우 90일만 체류할 수 있도록 꼬리표를 달았다.
이에 대해 린 대변인은 “특정 국가만을 겨냥한 명백한 차별이자 양국 간 인문 교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미국과 중국이 맺은 언론 관련 3대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중국 언론의 정상적인 취재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미국 정부를 향해 부당한 차별 정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중국 기자의 합법적 권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중국 역시 그에 상응하는 대등한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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