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해 8월 1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땀을 흘리며 뛰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지난해 8월 1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땀을 흘리며 뛰고 있다. [연합뉴스]

바나나우유가 편의점 음료 시장의 왕좌에서 내려왔다.

고단백 저칼로리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편의점 대표 상품이던 바나나우유가 처음으로 단백질 음료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에 체중 감량을 돕는 비만치료제까지 대중화하면서 음료 소비의 기준도 맛에서 건강으로 옮겨가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의 올해 상반기 단백질 음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증가했다. 매출 규모도 처음으로 바나나우유를 3.7% 앞질렀다.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매출과 비교하면 각각 44.6%, 158% 높은 수준이다. GS25는 이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 종류를 50여개로 늘렸다.

마트업계에서도 단백질 음료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단백질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단백질 음료 매출도 약21.6% 늘었다.

단백질 음료의 인기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고,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즉석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RTD) 단백질 음료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1245억원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 81%를 기록하며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단백질 음료를 운동 전후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마셨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식사 대용품이나 건강한 간식으로 소비하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열풍도 단백질 음료 인기의 배경이다. 약물을 복용하는 소비자들이 적게 먹고 오래 포만감을 유지하는 식습관을 갖게 되면서 식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고단백·저당·저칼로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단백질 음료는 흰 우유 소비 감소로 고심하는 유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보다 9.5%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저출산으로 주요 소비층인 아동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수입 유제품과의 경쟁까지 심해지면서 유업계는 단백질 음료 등 대체 음료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고단백·무가당 발효유와 성인 영양식 '셀렉스'를 중심으로 제품군과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음료 브랜드 '테이크핏'이 인기를 끌자 식사대용 셰이크와 고단백 제품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테이크핏 라인에서 러너용 젤리 제품도 출시해 러닝에 빠진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 음료를 단백질 음료로 대체하는 것은 더 나은 선택이고, 비만치료제 복용으로 음식을 많이 못 먹는 상황에서 영양을 고려해 단백질을 챙겨 먹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단백질 음료는 과다 섭취하면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을 먹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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