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하지 않으면 징역형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 선거 당국을 향해 전례 없는 초강수를 뒀다. 유권자 명부의 ‘비시민권자 불법 등록’ 문제를 정조준하며 연방정부의 선거 보안 지침을 따르지 않는 지역 당국자들을 직접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선거 시스템의 신뢰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주요 타깃이 경합주와 야당 우세 지역에 집중되면서 거센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17일(현지시간) 마크웨인 멀린 장관 명의로 캘리포니아, 뉴저지,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 야권(민주당) 성향이 짙은 4개 주 국무장관에게 강력한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주 유권자 명부에 투표권이 없는 비시민권자가 대거 불법 등재되어 있다는 것이 경고의 핵심이다.

주목할 점은 타깃이 된 4개 주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거나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경합주라는 사실이다. 국토안보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 주별 불법 등록 비시민권자 규모는 캘리포니아주 19만8320명, 뉴저지주 3만5152명, 네바다주 1만5903명, 펜실베이니아주 1만4576명이다.

멀린 장관은 서한을 통해 이들 주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해 국토안보부와 협력할 뜻이 있는지 2주 안에 명확한 답변을 제출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압박 수위는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높아졌다. 멀린 장관은 주 정부가 연방의 보안 정책을 거부할 경우, 해당 지역의 실제 투표자 전수조사를 최우선으로 실시해 당국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필요한 보안 정보를 제공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선거 당국자는 개인적인 벌금이나 제재를 받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며 법적 처벌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번 국토안보부의 전격적인 조치와 멀린 장관의 초강경 발언은 다분히 의도된 시간표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불과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 시스템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조작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주 선거 당국자들에 대한 처벌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기조를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긴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후속 조치다.

마크웨인 멀린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AP 연합뉴스]
마크웨인 멀린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AP 연합뉴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규화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