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정서 학대’ 조항이 교사 사지로 내몰아”… 국회에 아동복지법 즉각 개정 촉구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전국의 교사 수천 명이 한데 모여 정당한 교육활동을 제약하는 현행 아동복지법의 즉각적인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을 비롯한 교원 단체 ‘전국교사일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주말을 맞은 이 날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4000여 명에 달하는 교사들이 참가했다. 폭염의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서이초 교사를 추념하고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겠다는 결의의 뜻으로 일제히 검은 옷을 맞춰 입고 자리를 지켰다.
이날 집회에서 교사들은 지난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제도 개선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규정되어 범죄자로 몰리는 구조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단상에 오른 강석조 초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와 교육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 위원장은 “교육 당국은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 대신 알맹이 없는 ‘교육공동체’ 구축이나 ‘학교 문화’ 개선만을 외치며 교사들에게 또다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악의적인 아동학대 고소·고발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부재함을 지적했다.
특히 교단에 선 교사들은 정당한 훈육조차 범죄 행위로 둔갑시키는 현행 아동복지법의 맹점을 꼬집었다. 전남 지역에서 올라온 한 초등교사는 최근 한 OTT 플랫폼의 교육 관련 드라마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악성 학부모의 무분별한 민원과 고소, 이로 인해 교사가 스스로를 검열하고 생활지도가 위축되는 모습, 결과적으로 전체 학생들의 수업이 방해받는 참담한 현실이 바로 현장 교사들이 매일 마주하는 삶이다. 올바른 행동을 가르치고 교실 내 갈등을 중재하는 교육적 과정조차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신고 대상이 된다면 어떤 교사가 소신껏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법률 전문가들 또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특례법상 ‘정서적 학대’라는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이나연 초등교사노조 교권 자문변호사는 “많은 교사가 교실 내 질서 유지를 위한 정당한 지도 언행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극심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생님들이 고소장이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매번 지도를 망설이고 자기 검열을 하는 상황이 진정 입법자가 의도했던 법의 목적이었는지 심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