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등 미 기업 구매 움직임 우려…동맹국 공조해 공급망 침투 차단해야”
미국 의회 의원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 부품의 대중국 의존을 막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제품의 구매를 전면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물레나(공화당) 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민주당) 하원의원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CXMT·YMTC 제품 구매를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 공급망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의원들의 이번 집단행동은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속에서 애플 등 일부 미국 IT 대기업들이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접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불거졌다.
물레나 위원장은 “중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모두 중국군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미국 기업이 이들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는 것은 군과 민간 모두에서 활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개발을 직접 지원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중국 CXMT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승인을 요청하며 워싱턴 정가에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올해 초 CXMT를 ‘중국 군사기업(1260H)’ 명단에 올렸으나, 이 명단 지정 자체가 미국 민간 기업의 거래를 직접 차단하는 강제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이에 의원들은 행정부에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명단이나 상무부의 수출 통제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오른 기업들로부터 미국 기업이 반도체를 직접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CXMT를 엔티티 리스트에 공식 추가하고, 이미 명단에 올라 있는 YMTC에 대한 제재 강도 역시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들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핵심 동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제안했다. CXMT와 YMTC가 글로벌 메모리 부족 사태를 틈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주력으로 생산하는 CXMT와 YMTC는 현재 주로 중국 내수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비록 미국의 제조 장비 수출 규제 여파로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첨단 공정 능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대규모 투자로 향후 수년 안에 글로벌 메모리 가격과 공급망 판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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