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북한 변수로 실적 저조… 필리핀식 강력 대응 요구 커져

쇠창살 단 중국어선(사진= 연합뉴스DB)
쇠창살 단 중국어선(사진= 연합뉴스DB)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에 대해 해양경찰청이 실효성 있는 단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필리핀 등의 사례처럼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해경청에 따르면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은 하루 평균 90~100척에 달하며, 꽃게·까나리·조개류 등 황금어장을 집중적으로 싹쓸이하고 있다. 특히 연평도 인근은 NLL까지 거리가 2㎞ 내외에 불과해, 단속이 시작되면 중국어선은 수 분 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해 버린다. 이 때문에 나포 실적은 2023년 12척, 2024년 1척, 2025년 4척, 올해 2척에 그쳤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연평도를 방문해 불법 조업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대응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해경은 ▶단속 방식의 획기적 변화 ▶불법 조업 어선에 대한 경제적 불이익 부과 ▶중국 당국과의 협의 등 세 가지 방향으로 대책을 준비 중이다. 해군과의 합동 단속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제한적 단속’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필리핀은 자국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등의 물리력을 행사하고, 강제 나포하고 선박을 압류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해 실질적인 억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북한 변수와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 대응에 머물러 있어, 불법 조업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경의 중국어선 나포 실적은 2019년 115척에서 코로나19 이후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증가해 지난해 57척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NLL 해역에서는 여전히 단속 성과가 미미하다.

결국 불법 중국어선 문제는 단순한 해양 자원 고갈을 넘어 국가 주권과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필리핀식 강경 대응을 참고한 보다 실질적인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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