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연구비 용도 외 사용 인정… 해임 이어 손해배상 책임까지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은 한 대학교가 전직 교수 A씨를 상대로 낸 연구비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학교 측에 총 1억9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A씨는 2013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로부터 인건비 약 1억여원을 모아 출장비 등 공동 경비로 사용했다. 해당 금액은 학생들로부터 직접 받거나 내연 관계에 있던 제자 B씨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모은 돈이 실제 공동 경비로 지출된 것으로 판단해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 인건비 회수와 공동 관리 행위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2022년 3월 A씨를 해임했다. 이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에서 금지하는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학생 연구원들에게 귀속돼야 할 인건비가 개인 또는 연구실 공동관리 재산에 혼입된 순간 용도 외 사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A씨는 출장비와 엠티 경비 등을 사후 변제받은 것일 뿐이라며 공동관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동경비를 지출한 후 인건비를 회수해 충당한 경우에도 연구원의 자유로운 처분권이 제한된다”고 기각했다. 또한 “학생들은 지도·감독 관계에 있어 비용 분담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율적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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