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우스미술관(관장 구정순)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포르투갈 동시대 미술가 조아나 바스콘셀로스(Joana Vasconcelos, b.1971)의 특별 기획전 ‘조아나 바스콘셀로스: 공존을 잇고 엮다’를 지난 1일 개막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구하우스미술관이 10년간 이어온 전시 기획의 흐름을 바탕으로, 국제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세계를 국내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는 바느질, 코바늘뜨기 등 전통적으로 여성의 가사 노동과 연결돼 온 기술을 대형 설치와 조각 작업으로 확장해온 작가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 이후 가족과 함께 포르투갈로 이주했으며, 건축 공간과 전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몰입형 설치 작업으로 활동해왔다.
바느질과 직물, 장식 같은 일상의 재료는 조아나 바스콘셀로스의 작업에서 노동과 권력, 젠더의 문제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조형 언어로 쓰인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공예와 조각,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존과 연결의 의미를 풀어낸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는 2011년 국내 갤러리 서미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으며, 2025년 브뤼셀 BRAFA 아트페어에서는 신라 선덕여왕에게 헌정한 작품 ‘발키리_선덕(Valkyrie_Seondeok)’을 선보였다.
작가는 2012년 베르사유 궁전 개인전을 통해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2023년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디올(Dior) 컬렉션과 협업한 ‘발키리 미스 디올’을 공개했다. 2026년에는 로마에서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작가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스테인리스 냄비 수백 개를 축적해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신데렐라(Cinderella)’, 북유럽 발키리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 노동의 의미를 담은 ‘빅토리아(Victoria)’, 시멘트 고전 조각에 코바늘 옷을 입혀 고급 예술과 민속 예술의 경계를 교차시키는 ‘로메오(Romeo)’ 등이 전시에 포함됐다.
구하우스미술관 관계자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활동해온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열게 되어 뜻깊다”며 “구하우스미술관은 일상 속에서 예술을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 같은 미술관’이라는 콘셉트 아래 운영되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예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헌재단과 같은 기업의 메세나 활동과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예술기관이 안정적으로 전시를 개최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하우스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정규 도슨트 해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등 소외계층을 위한 특별 초청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메세나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정헌재단이 지원한다.
구본규 기자(qhswls20@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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