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폐지 보완책…수사 지연 시 ‘담당자 변경’ 요구

깜깜이 불송치 방지…피해자 수사기록 열람·등사 허용

상급기관이 재수사…이의신청권 고발인까지 확대

증인 채택 안 돼도…피해자의 법원 진술 기회도 보장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피해자의 ‘이의제기권’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같은 보완책의 법제화를 논의하고 있다.

검토 중인 방안의 핵심은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피해자가 수사 중인 경찰이나 검사에게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의 제기가 가능한 구체적인 사유로는 ▲ 고소·피해 신고 후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주요 증거조사 등 실질적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헌법·법령상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 기본적 수사 행위를 현저히 해태하는 경우 ▲ 수사진행 상황에 대한 통지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등이 꼽힌다.

피해자의 이의제기가 접수되고 그 사유가 인정되면, 수사기관은 14일 이내에 담당자를 변경하거나 수사 부서를 재지정하고, 사건 수사계획을 수립하는 등 수사 지연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피해자의 이의신청권을 실질화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피해자가 이의신청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수사 기록을 열람하고 복사(등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는 불송치 결정을 받더라도 정작 피해자는 수사 내용과 판단 근거를 알 수 없어 이의신청을 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나아가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 판단에 위법이 있다고 보아 재수사를 요청할 때는 담당 경찰서가 아닌 상급 경찰관서가 재수사를 맡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법사위는 또한 불송치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권과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권을 기존 고소인뿐만 아니라 고발인에게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권리 남발을 막기 위해 고발인의 권리 행사는 사회적 약자 범죄 등 특정 분야로 제한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더라도 법원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길도 열릴 전망이다. 법원이 피해자의 신청을 받으면 증인신문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검토안은 서 위원장이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수사권 조정에 따른 피해자 보호 대책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위원장은 “현재 심사하는 법안에 이런 내용 등을 포함해 피해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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